올해 노벨 평화상 공동수상자로 선정된 리머 보위(39)는 라이베리아 출신의 아프리카 평화운동가다.
'리머 장군'으로도 불리는 그는 2003년 라이베리아의 2차 내전을 종식시키는데 구심점 역할을 했다. 또 여성의 투표 참여를 이끌어 2005년 엘런 존슨 설리프가 아프리카의 첫 여성 대통령에 당선되는 데에도 큰 기여를 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내전 기간 동안 트라우마(외상 후 정신적 장애)를 입은 소년 병사들의 심리상담을 하던 그는, 여성의 역할에 눈을 뜨고 전쟁을 끝내기 위해 여성들이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독교 여성과 무슬림 여성을 규합해 2002년 '평화를 위한 라이베리아 여성 대중행동'을 꾸리고 본격적인 활동을 펼쳤다.
그는 찰스 테일러 대통령과 만나 가나에서 열리는 평화회담에 참가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냈고, 라이베리아 여성들을 이끌고 직접 가나에 가 협상 타결을 압박했다. 평화의 상징인 하얀색 티셔츠를 입은 수천명의 여성 추종자와 함께 대통령 궁 앞에서 기도와 침묵으로 비폭력 시위를 했다. 내전 기간 중 여성들에게 '남편과의 성관계를 거부하라'는 운동(the sex strike)도 해 남성들이 총을 버리도록 압박한 일화는 유명하다.
이들의 압력에 굴복한 독재자 찰스 테일러 대통령이 평화조약에 조인했고 1997년 시작돼 25만명의 사망자를 남긴 2차 내전은 2003년 비로소 막을 내렸다. 보위는 내전의 참상과 평화 운동 과정을 담은 자서전 <강인함은 우리의 힘(mighty be our powers)> 을 펴내기도 했다. 강인함은>
보위는 "(노벨 평화상은) 특별히 아프리카 여성을 위한 것"이라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시민운동가 나탄 제이콥스는 AFP통신에 "대부분의 남성들이 숨죽일 때 용감하게 독재에 맞섰다"고 수상을 축하했다.
2009년에는 '여성권리를 위한 노벨상'인 그루버 여성 권리상과 케네디 용기상을 받았다.
이성기기자 hangi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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