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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개인 피복조차 없는 전략기동군 해병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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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개인 피복조차 없는 전략기동군 해병대

입력
2011.10.07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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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병사가 사격훈련 중 폭발사고로 덧없이 희생되는 등 해병대 관련 사고와 구설이 끊이지 않는다. 이번 사고는 K-4 고속유탄발사기나 탄약의 불량 때문으로 추정되는 만큼 해병대의 문제로 보기는 어렵다. 정작 충격적인 건 병사들의 피복 부족이다. 해병대가 국회 국방위에 보고한 자료에 따르면 병사들의 필수 기본장비인 방한복, 방한화, 방한장갑이 병사 수의 절반 정도밖에 없어 필요할 때마다 서로 돌려가며 사용하는 형편이다. 이로 인해 해병대에서 매년 발생하는 동상환자가 병력이 20배나 많은 육군과 비슷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사소하게 볼 수도 있는 사안이지만 지금이 도대체 어느 시대인지 헷갈리게 하는 기막힌 일이다. 지금과 비교할 수도 없던 과거 열악한 환경에서도 병사들이 개인피복을 못 갖춰 입는 일은 없었다. 병사들에게 혹한 속 경계 및 작전임무를 수행하도록 하면서 제대로 몸을 가릴 옷조차 지급하지 못한다는 게 말이 되는 소리인가. 좋은 장비는 고사하고 병사들에게 훈련과 임무에만 전념하도록 최소한의 여건을 갖춰주어야 함은 군 관리의 기본 중 기본이다.

뿐만 아니다. 평소에도 해병대 병사들이 겨울반코트 등 개인피복을 제대로 지급받지 못해 휴가ㆍ외출 때마다 돌려가며 입고 반납하는 일이 일상으로 행해지는가 하면, 심지어 일부 부대에선 병사 수만큼의 개인화기 수량조차 채우지 못하고 있다는 차마 믿지 못할 얘기까지 들린다. 이런 것도 병사들에게 '해병대 정신'으로 견디고 감수해야 한다고 말할 셈인가.

지금까지는 예산권이 해군에 있어 해병대가 병력 대비 적정예산조차 책정 받지 못한 측면은 분명히 있다. 그러나 개인피복ㆍ장구는 예산보다 초보적 군 관리차원의 문제다. 그렇지 않아도 해병대는 병사들의 맨몸 희생만으로 운영되는 군대라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다. 실제로 얼마 전 국회에서 해병대의 부대관리 리더십이 타 군보다 20년은 떨어져 있다는 수치스런 질책을 받은 일도 있다. 국가 전략기동군으로서 남다른 국민의 기대와 성원을 받고 있는 만큼 해병대가 그에 걸맞은 능력과 모습을 보여주길 재삼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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