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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시위 20여개 도시 확산…LA 은행까지 진입/ "오바마는 부시와 똑같다" 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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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시위 20여개 도시 확산…LA 은행까지 진입/ "오바마는 부시와 똑같다" 비난

입력
2011.10.07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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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의 탐욕과 사회불평등을 비판하며 시작한 월가 시위가 미국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6일(현지시간)에는 워싱턴, 보스턴, 시카고, 휴스턴, 시애틀, 솔트레이크시티, 앵커리지, 샌안토니오, 오스틴, 테네시, 포틀랜드 등 전국 20여개 도시에서 시위가 열렸다.

이날 수도 워싱턴에서는 1,000여명이 '탐욕을 처단하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백악관 옆 프리덤광장에서 시위했다. 시위대는 '전쟁은 충분하다 평화를 선포하라' '월가를 무너뜨려라' '오바마가 월가의 투기를 조장했다' 등의 구호를 적은 피켓을 흔들었으며 일부 참가자는 현장에서 열띤 토론을 하기도 했다.

로스앤젤레스에서는 은행의 탐욕에 항의하던 시위대 500여명 중 10명이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지점에 들어가 연좌시위를 하다 무단침입 혐의로 경찰에 연행됐다. 경찰은 은행 진입 사건을 계기로 시위가 과격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폭동 진압 장비를 갖추기 시작했다.

필라델피아에서는 대학생, 노동자 등 1,000여명이 플래카드를 들고 금융권을 비판했으며 뉴저지주 저지시티 골드만삭스 건물 앞에서는 50여명이 시위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날 월가 시위에 대해 "미국인들이 금융위기와 월가를 운영하는 사람들에게 불만을 드러낸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전국에 생중계된 기자회견에서 월가 시위대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하고 "새로운 월가 규제법이 제정됐으나 공화당 대선 주자들이 이를 철회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많은 위법적 금융사고가 일어났지만 누구도 처벌되지 않는 월가의 현실에 시위대가 분노하고 있다"는 기자단의 발언에 "(3년 전) 금융위기 당시에는 문제가 된 금융관행들을 처벌할 수 없었지만 이후 새로운 월가 규제법을 제정했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부통령도 월가 시위에 대해 "미국인들이 악화하는 경제적 불평등에 화가 난 것"이라며 "항의의 핵심은 사람들이 시스템이 공정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데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부통령은 그러면서 "(보수유권자 운동인) 티파티와 많은 공통점이 있다"며 정치권 인사로는 처음으로 시위대의 성격을 언급했다.

AP통신은 월가 시위대가 오바마 대통령 등의 발언을 접한 뒤 "민주, 공화 양당 정치인들이 중산층의 희생을 대가로 '주식회사 미국'을 보호하고 있다"고 비난했다고 보도했다. 시위대는 "현재 시점에서는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과 오바마 현 대통령 사이에서 아무런 차이를 발견할 수 없다"며 "오바마는 어떤 해결책도 제시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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