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동 서울무역전시장(SETEC) 컨벤션 센터. 자신을 50대 예비창업자라고 소개한 서동관씨가 무대에 올랐다. 서씨는 "이 제품은 식음료 기기를 살균하거나 세척할 때 틈새에 남아있는 먼지를 완전히 제거하는 장비입니다. 노즐 내부에 공기방울 발사해 생성된 미세초음파를 통해 남은 물질이 완벽하게 없앱니다. 해외에 수출하면 연간 200억~300억원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발표가 끝나자 객석에서는 "당장 판매를 할 수 있느냐" "시장을 너무 쉽게 생각한 거 아니냐"등의 예리한 질문이 쏟아졌지만, 서씨는 당당히 "충분히 검증을 거쳤다"고 답했다. 방청객들은 한참을 고민한 뒤 채점표에 숫자를 적었다.
벤처업계에 슈퍼스타가 탄생했다. 중소기업청과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이 미래의 유망 최고경영자(CEO)를 발굴하는 실전 창업리그 '슈퍼스타 V(Venture)' 최종 결선을 가진 것. 이 행사는 그 동안 일회성으로 진행되던 창업경진대회의 형식을 최근 유행하는 TV 공개 오디션 프로그램을 본 떠 만들어 눈길을 끌었다.
1년에 가까운 준비 기간과 5억원의 상금, 1,800대 1에 달하는 경쟁률은 규모나 열기 면에서 TV 오디션 프로그램에 뒤지지 않았다. 10대 청소년부터 60대까지 연령층도 다양했고, 학생, 전직 공무원, 치과의사까지 갖가지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참여했다.
결선에 오른 10팀은 약 10분 동안 발표를 하고 업계 CEO와 기술평가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전문심사위원단 7인(70%)과 창업 분야 관련자인 방청심사위원단 40명(30%)이 점수를 매기는 방식이다.
준비 과정에서도 오디션 프로그램의 형식을 도입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지역 예선에는 1,800여 팀이 신청을 했고, 올해 5월 50개 팀으로 압축했다. 이후 3개월 동안 전문가들의 조언과 시제품 제작 기간을 거쳐 지난달 예선심사를 통해 결선 10개 팀이 확정됐다.
백두옥 창업진흥원장은 "올해 처음으로 공개 오디션 형식을 도입하면서 참가자들의 열기가 높아지고, 서로 정보를 공유하거나 전문가들의 도움을 얻는 등 긍정적 효과가 많았다"며 "내년에는 더욱 확대한 슈퍼스타 V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대회에서는 '식음료 충진 노즐 역세정장비'를 선보인 서씨가 대상을 수상해 상금 5,000만원을 받았다. 이 밖에 '치과용 무통 마취기'를 개발한 치과의사 문현일씨가 주축이 된 블루덴탈팀과 '누에고치 실크파우더'를 발표한 대학원생 박근혜씨가 각각 최우수상을 차지해 3,000만원의 포상금을 받았다. 특히 이 두 팀은 벤처업계의 '맏형'격인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대표와 남민우 다산네트웍스 대표가 별도로 발표한 '엔젤투자' 대상으로 선정돼 각각 1억원의 투자금을 약정 받았다.
유환구기자 red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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