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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 뱅글 삼성전자 협력 디자이너/ "현대·기아차 디자인, 유럽차가 베낄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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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 뱅글 삼성전자 협력 디자이너/ "현대·기아차 디자인, 유럽차가 베낄 정도"

입력
2011.10.06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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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년간 BMW 디자인을 총괄해왔으며 최근 삼성전자의 협력 디자이너로 영입된 세계적인 산업디자이너 크리스 뱅글(사진)이 현대차와 기아차의 디자인에 대해 "이젠 유럽차들이 베낄 정도"라고 극찬했다.

크리스 뱅글은 6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iDEA 헤럴드디자인포럼 2011'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3월 개최된 스위스 제네바 모터쇼를 언급하며 "(기아차 수석디자이너인) 피터 슈라이어가 디자인한 기아자동차 K시리즈는 유럽 스타일의 디자인으로서 멋진 차였다"며 "현대가 예전에는 표현주의적으로 좀 와이드하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자신만의 '룩'으로 발전시킨 느낌이다"고 말했다.

크리스 뱅글은 이어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들과 당시 모터쇼를 방문했을 때 "일부 유럽차들이 현대차동차를 베끼고 있는 것 아닌가"라는 학생들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했다고 언급했다.

크리스 뱅글은 2001년 BMW 7시리즈를 디자인하면서 단순한 직선미를 추구하던 이전 BMW의 디자인 컨셉트를 과감히 파괴, 혁신적인 디자인으로 주목 받았다. BMW 3, 5, 7시리즈 외에도 Z3, Z4, Z8, X3, X5 등 수많은 '작품'들을 남겼다.

그는 또 삼성전자의 LED TV를 "장인정신이 깃든 제품"이라며 연이어 극찬했다. 그는 "삼성전자의 8000시리즈 TV를 갖고 있는데, 9000시리즈는 정말 갖고 싶었던 제품 중 하나였다"며 말했다.

크리스 뱅글은 지난 2009년 급작스레 30여년 가까이 몸담은 자동차 업계를 떠나 디자인 컨설팅업체인 '크리스 뱅글 어소시이츠 SRL'를 세웠다. 현대차로부터도 러브콜을 받았지만 올 초 삼성전자와 손잡고 협력 디자이너 역할을 맡고 있다.

한편 세계 3대 디자이너로 꼽히며 LG전자와 한화, 애경 등과 공동작업을 했던 카림 라시드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2년전에 삼성전자에서 계란형 TV를 디자인했지만 너무나 극단적인 이유로 출시되지 못했다"며 "기업들은 위험을 감수하고라도 혁신적인 디자인을 내놓아야 한다. 그래야 살아남는다"며 한국 기업에 조언했다.

강은영기자 kis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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