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령왕릉은 삼국시대 고분 중 무덤 주인이 명확히 밝혀진 유일한 예로 한국 고고학 발굴 사상 가장 큰 성과로 꼽힌다.
무령왕릉 발굴 4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전 '무령왕릉을 격물(格物)하다'가 국립공주박물관에서 8일 개막한다. 1971년 발굴 당시 보고가 안 됐거나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유물을 주로 소개하고 과학적 분석을 통해 최근 밝혀진 새로운 사실들을 알린다.
처음 공개하는 유물은 왕비의 시상(屍床ㆍ시신 받침대로 관 바닥에 까는 판)이다. 목관 부재를 수년간 정리하는 과정에서 찾아낸 것이다. 왕비의 금관 장식 중 잃어버린 줄 알았던 청동꽂이 파편도 찾아냈다.
왕비의 두침(頭枕ㆍ베개)과 족좌(足座ㆍ발받침)는 그동안 실물을 공개한 적이 거의 없는데, 3주(8~30일) 동안 특별 전시한다. 거기에 그려진 그림을 적외선으로 촬영해서 만든 복원모사도를 실물과 나란히 보여준다.
무령왕릉에서 나온 목걸이와 동물 모양 장식, 대추 모양 옥구슬은 최근 분석 결과 흑옥으로 만든 것임이 밝혀졌다. 흑옥은 식물이 토양의 압력으로 화석화한 것으로, 석기시대 유물에도 보이는 가장 오래된 보석이다. 몸에 지니면 나쁜 기운을 물리친다고 믿었다. 무령왕릉에서는 흑옥제 유물이 128점이나 나왔다. 이것들을 한성백제의 서울 풍납토성, 사비백제의 부여 왕흥사 터에서 나온 흑옥 유물과 나란히 전시한다.
이밖에 무덤 바닥에서 수습한 천 쪼가리들의 섬유 종류와 다양한 직조 방식을 분석한 결과를 그것대로 짠 천과 함께 소개한다.
전시에 맞춰 무령왕릉 발굴과 출토 문화재에 관한 강연(19일~11월23일 매주 수요일 오후 2시), 한중일 학자들이 무령왕릉에 대한 최신 연구 성과를 나누는 국제학술회의(28, 29일)도 연다.
오미환선임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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