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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생활은 팍팍" 조국 등지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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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생활은 팍팍" 조국 등지는 사람들

입력
2011.10.06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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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 위기 등으로 절망적 상황에 내몰리면서 고국들 등지는 그리스 국민이 늘고 있다. 긴축 재정으로 살림살이가 빠듯해진데다 국가 경제가 회복될 가능성이 보이지 않자 미련 없이 고국을 떠나는 것이다.

한때 컴퓨터 프로그래머로 일했던 디미트리(33)는 호주 기업에 제출한 이력서가 채택돼 대사관 인터뷰를 기다리고 있다. IT 분야에서 일하던 디미트리는 자신이 다니던 회사가 경제 위기로 도산한 뒤 월 400유로(약 63만원)의 실업급여를 받으면서 생활해왔는데 정부의 재정 긴축 정책에 따라 4개월 후에는 이마저도 받을 수 없게 됐다. 호주 기업이 뽑아주기만 하면 그리스를 떠나겠다는 그는 "여러 친구들이 영국과 네덜란드로 떠났다"며 "고국에 남아 재기할 생각도 했지만 이런 상황에서 뭘 기대할 수 있겠는가"라고 되물었다.

두 딸을 둔 농업기사 아포스톨로스는 최근 월급이 250만원에서 190만원으로 깎인 뒤 해외 이주를 고민하고 있다. 이미 키프로스 등으로 이주한 친지들과 달리 그는 무자비한 긴축에 들어간 정부에 해명을 촉구하고 있다. 그는 "국가가 누구에게, 얼마나 많은 빚을 졌는지 감시하는 위원회가 필요하다" 며 "구제금융에 꼭두각시처럼 놀아나는 정부는 더 이상 우리의 이익을 대변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젊은 인력의 해외 유출은 특히 우려되는 상황이다. 석사 과정을 마친 뒤 수개월간 구직 활동을 하다 실패한 이오아나(23)는 끝내 프랑스로 이주하기로 했다. 그는 "대학원에서 성적이 가장 좋았던 친구들도 직업을 구하지 못해 다른 나라로 떠났다"며 씁쓸해했다.

AFP통신은 "2차 세계대전 직후 수천명이 그리스를 떠났는데 재정위기로 그때의 상황이 다시 일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5일 시작한 그리스의 24시간 총파업으로 수도 아테네가 마비되다시피 했다고 CNN은 전했다. 19일 총파업을 앞두고 공공노조연맹(ADEDY)과 노동자총연맹(GSEE)이 조직한 24시간 총파업으로 아테네 공항과 정부 부처, 학교 등이 문을 닫았으며 철도 운행도 부분 중단됐다. 9월 학기가 시작됐으나 아직 교과서를 지급받지 못한 학생들도 거리로 뛰쳐나왔다.

황수현기자 so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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