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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세계개발원조'의 쟁점과 대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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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세계개발원조'의 쟁점과 대안

입력
2011.10.06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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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60여 국가가 참여하는 세계개발원조 총회가 11월 부산에서 열린다. 지난해 서울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정상회담에 이어 대단히 큰 의미를 가진 세계적인 국제회의를 또 한 번 개최하게 된 것이다. 2010년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개발원조위원회 회원국이 된 한국의 국제적 위상을 다시금 확인하는 계기다. 그러나 언론을 비롯한 국민의 관심은 지난해 G20 정상회담에 비해 크지 않은 것 같다. 그리스 등 유럽 국가들의 재정위기와 미국의 경제침체 상황에서 개최되는 이번 회의가 실질적인 정책 대안에 대한 합의를 도출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 또한 정책 쟁점에 대해 원조 공여국과 수원국 사이에 이견이 커 원만한 조정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160여개국 총회 11월 부산서 개최

부산 세계개발원조 총회의 공식적 이름은 제4차 원조 효과성 제고를 위한 고위급 회담(4th High Level Forum on Aid Effectiveness)이다. OECD의 주관으로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정부, 국제기구, 시민단체의 주요 인사들이 참여해 경제발전, 빈곤타파 등 개발협력의 주요 이슈를 다룰 회의다. 이번 회의의 주요 의제는 개발도상국의 빈곤타파, 역량개발, 공공부분의 성과관리, 취약국가의 정치적 안정 등이다. 이미 의제 선정과 총회 합의문을 준비하기 위해 파리, 베를린, 서울 등지에서 정부와 민간 차원의 회의가 활발히 진행되어 왔다. 그러나 몇 가지 사안에 대해서는 나라마다 서로 입장이 달라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가장 먼저 제기되는 쟁점은 원조정책의 조화와 일관성에 관한 것이다. 이것은 개발원조에 대한 고위급 회담이 처음 열린 2003년 로마회의에서부터 논의된 사항으로, 개발협력에 참여하는 각국 정부와 국제기구들이 긴밀한 협의와 조정을 하지 못해 사업의 중복과 비효율이 발생한다는 지적에서 비롯된 것이다. 과거 세계 개발원조 정책을 주도한 미국과 유럽 국가들에 더해, 최근 중국, 브라질, 인도 등 신흥국가들이 새로운 원조 공여국으로 등장하면서 개발협력의 조화 문제가 더욱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다. 이들 국가들은 지금까지 OECD 국가들의 정책방향과는 아주 다른 방향에서 개발협력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은 자국의 경제적 이해와 자원외교의 차원에서 기존의 OECD 개발협력위원회 회원국과 상당한 긴장과 갈등을 유발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와 더불어 원조공여국과 수원국 간의 입장 차도 있다. 특히 개발협력 사업의 정책을 누가 주도하는가 하는 문제가 그렇다. 자국민들의 세금으로 집행되는 원조사업에 대해 공여국들은 재원집행 사항의 투명성을 확보하고자 한다. 더불어 빈곤퇴치, 전염병 예방, 모자보건 등의 분야에서 가시적 성과를 제시하여 국민들로부터 정치적 지지를 받고자 하는 욕구도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이에 반해 원조를 받는 개발도상국 정부들은 자국의 전반적인 경제 및 사회발전 정책에 부합되도록 공적원조 자금을 사용하고자 한다. 개발협력에 있어서 수원국의 자율적인 의사결정을 보장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주장이 여기서 나온다. 선진국들은 원칙적인 차원에서 이러한 주장에 동의하지만 수원국 정부가 투명성과 민주성, 개발성과에 대한 보장을 하지 않는다면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국의 위상·경험에 큰 기대

끝으로 공적원조 효과성에만 집착할 것이 아니라, 개발도상국의 전반적인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새로운 원조정책의 패러다임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원조효과성이 아니라 개발효과성으로 시각을 바꾸어야 한다는 것이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개발효과성을 강조한다면 결과에 대한 현실적인 정책평가 방안이 꼭 필요하다.

이번 회의를 주최하는 한국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선진국들은 한국이 OECD 개발협력위원회 회원으로서 선진국과 보조를 맞춰 줄 것으로 기대한다. 개발도상국들은 가난을 경험한 한국이 자신들의 이해를 대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모두를 만족시키기란 쉽지 않지만,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모두가 책임을 다하는 새로운 정책대안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

권혁주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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