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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카운셀러] 어머니·아내 티격태격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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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카운셀러] 어머니·아내 티격태격에…

입력
2011.10.06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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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건강면은 '마음카운셀러'란 이름의 상담실을 운영합니다. 일상 속 고민이나 힘든 마음 이야기를 precare@hk.co.kr로 보내주시면 대신 전문가에게 상담해드립니다.)

부모님 댁에만 다녀오면 집안이 전쟁판이 됩니다. 어머니가 아내에게 말씀 몇 마디 꺼내려고 하시면 아내는 이미 얼굴이 굳어져 있어요. 우리 어머니이지만 솔직히 이래라 저래라 잔소리가 좀 과하신 때도 없지 않아요. 하지만 가끔 한번씩 찾아 뵙는 거니까, 며느리도 자식이니까, 그냥 좋게 네, 네 하고 넘어가 드리면 될 텐데 아내는 꼭 화 난 티를 내고 심지어 말대꾸까지 해요. 어머니는 가정적이지 않은 아버지 때문에 자식을 유일한 기쁨으로 알고 살아오신 분이에요. 아내가 먼저 조금만 마음을 열면 쉽게 풀릴 텐데, 왜 매번 이렇게 서로 마음 상해야 할까요. 아내는 저까지 미워하는 것 같네요.30대 중반 직장인(경기 용인시 중앙동)

고대 그리스어로 '미워한다'는 말에는 '누구(무엇) 다음으로 사랑한다'는 뜻이 담겨 있다고 해요. 사람들은 소중한 대상이 자신을 다른 것보다 덜 사랑한다고 느끼면 미워한다고 인식하는 경향이 있죠. 아내는 아마도 시어머니와의 갈등보다 그 상황에서 자신이 아닌 시어머니 편을 드는 남편에게 더 화가 나 있을 겁니다.

고부갈등 상황에선 남편의 태도가 매우 중요해요. 결혼 후에는 무엇보다 부부의 유대감이 우선임을 기억하세요. 과거엔 부모에게 효도하기 위해 부부관계를 희생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핵가족화한 지금은 부부관계가 흔들리면 가정 전체가 흔들리죠. 부모 입장에서도 자녀가 효도하겠답시고 부부관계에서 갈등을 겪는다면 오히려 가슴이 아플 겁니다. 부부의 불화야말로 큰 불효이지요. 남편과 아내 사이에 정서적 유대감이 생기면 갈등은 부차적 문제가 돼 부부를 덜 괴롭힙니다. 오히려 서로 위로하며 관계가 더욱 끈끈해지기도 해요.

이렇게 한번 해보세요. 아내와 어머니의 갈등 상황이 벌어졌을 때 우선 아내의 편을 들어주세요. 아내는 남편이 이해해준 것 때문에 칼날 같던 마음이 누그러질 겁니다. 하지만 어머니는 깜짝 놀라고 당황하시겠죠. 다음으로 어머니를 따로 만나세요. 그리고 '어머니 마음은 잘 알지만 어머니 편만 들면 부부 사이가 더 나빠질 수 있다, 저희 가정이 평안해야 어머니께도 더 잘 해드릴 수 있다, 이해해 달라'고 간곡히 말씀 드려보세요.

효도는 아들 혼자 하는 게 아닙니다. 부부의 마음이 같이 움직여야 진정한 효도가 되는 거지요.

상담 박성덕 용인정신병원 부부·가족상담클리닉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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