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선거전이 본격화하면서 '서울 혈투'에 나선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와 무소속 박원순 후보를 돕는 원군(援軍) 진영의 윤곽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한나라당은 박근혜 전 대표의 지원이 가시권에 들어온 가운데 전ㆍ현직 당 대표 등 정치인 중심의 지원단을 꾸렸다. 야권에선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등 정치권 외곽에 있는 저명 인사들이 주로 거론되고 있다.
한나라당 나 후보에게 '천군만마'가 될 박 전 대표의 지원은 '언제, 어떤 방식으로 도울 것인가' 하는 문제만 남겨둔 분위기다. 한 친박계 의원은 5일 "박 전 대표가 6일 국회 기획재정위 국정감사에 출석하면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는 형식으로 자연스럽게 입장을 밝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박 전 대표가 선거전에 뛰어들 경우 선거대책위에서 구체적 역할을 맡지 않고 주요 현장을 자유롭게 방문하는 방식을 취할 것으로 관측된다. 일각에선 6일 열리는 선대위 출범식에 참석할 것이란 관측도 내놓지만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는 13일 이후에 본격적 지원에 나설 것이란 예상이 더 많다. 또 다른 친박계 의원은 "다른 지역 재보선도 있는 만큼 나 후보에게만 초점을 맞춘 지원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발표한 선대위 명단에 홍준표 대표, 정몽준 전 대표, 이재오 의원을 고문으로 포함시켰다. 당내에서 '나경원 비토론'이 쏟아질 때도 적극 두둔하며 지원 사격을 했던 ''원조 우군'인 정 전 대표는 자서전 북사인회도 연기하면서 지원 유세에 나서기로 했다. 공동위원장은 원희룡 최고위원, 이종구 서울시당위원장, 박진ㆍ권영세 의원 등이 맡는다. 친박계 이성헌, 친이계 진영 의원은 총괄본부장을 맡는다. 또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은 캠프에 참여하지 않고 외곽에서 간접 지원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무소속 박원순 후보의 뒤에는 사실상 그를 야권 서울시장 후보 반열에 올려놓은 안 원장이 있다. 안 원장은 박 후보가 야권 단일후보로 선출된 직후 "나는 그 분을 믿는다. (지원 요청이 오면) 그때 생각해보겠다"며 지원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에 따라 선거전이 박빙 구도로 전개될 경우 막판에 안 원장이 공개 지원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안 원장은 5일 자택 앞에서 한국일보 기자와 만나 "(지지 여부에 대해선) 정말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말해 여전히 고심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안 원장은 박 후보의 민주당 입당 여부와 손학규 민주당 대표의 사퇴 번복 등에 대해서도 "더 드릴 말씀이 없다"고 언급을 피했다.
박 후보를 도울 주요 인사로는 손학규 대표와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이 거론된다. 안국동의 '박원순 캠프'엔 시민단체 출신들이 대거 집결했다. 캠프를 총괄하는 하승창 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정책실장, 윤석인 전 희망제작소 부소장, 김민영 전 참여연대 사무처장 등이 대표적이다. 조국 서울대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작가 공지영씨 등도 조력자들이다. 이들은 야권 통합 시민참여경선 당시에도 투표 독려에 힘을 쏟았다. 박 후보 측은 후보 등록 마감일인 7일까지 선대위 구성을 마칠 계획이다. 단일화 경선에서 박 후보에 패한 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공동선대본부장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
장재용기자 jyjang@hk.co.kr
사정원기자 sj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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