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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무 중 도박장 들락… 정신 나간 공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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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무 중 도박장 들락… 정신 나간 공무원

입력
2011.10.05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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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 근무 시간에 강원랜드에서 도박을 한 200여명의 공직자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이들은 거짓 병가를 내거나 출장을 간다고 거짓말을 하기도 하고, 아예 근무지를 무단 이탈해 강원랜드를 수시로 드나들었다. 또 직위를 이용해 직무 관련자들로부터 도박 자금을 부당하게 받아 쓴 파렴치한 사례도 다수 있었던 것으로 감사원 조사 결과 밝혀졌다.

감사원이 5일 공개한 ‘공직자 카지노 출입 관련 비리 점검 감사 결과’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 소속 차관보급 A씨는 2009년 1월부터 2년간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에서 근무하는 동안 강원랜드에서 도박을 하기 위해 38차례 근무지를 무단 이탈했다.

A씨는 법인카드로 불법 ‘카드깡’을 해 마련한 8,500만원과 직무 관련자에게 빌린 1,200만원을 게임비로 사용했다. 감사원은 A씨의 파면을 요구하고, 업무상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도박을 하러 휴강을 하거나 조교에게 대신 강의를 시킨 국립대 교수 8명도 적발됐다. 서울대 교수 B씨는 2009년부터 2년간 25차례 무단 결근을 하거나 학교를 빠져 나가 카지노 게임에 열중했다.

충주대 교수 C씨는 같은 기간 102번이나 학교를 무단 이탈해 강원랜드로 향했다. 또 학기 중 평일에 강원랜드에서 몇 시간씩 도박에 빠져 있었던 초중고교 교사도 10명이나 됐다. 대전의 초등학교 교사 D씨는 모친 병간호를 이유로 6개월 휴직을 하는 동안 강원랜드에 63번이나 출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지방 출장’을 핑계 삼아 강원랜드를 찾아간 공직자들이 많았다. 2008년 1박2일 일정으로 경북으로 출장을 간 국민권익위 직원 E씨는 하루 만에 서둘러 업무를 끝낸 뒤 강원랜드로 직행, 밤새워 도박을 즐겼다.

한국가스공사 직원 F씨는 수시로 현장 안전 점검을 간다고 거짓말을 한 뒤 강원랜드를 들락거렸지만 별다른 제재를 받지 않았다.

이와 함께 화재 등 비상 상황에 24시간 대비해야 할 소방관과 불법 도박을 단속해야 할 경찰관들도 이번 감사에서 대거 적발됐다.

감사원은 5급 이상 23명을 포함한 공직자 100명을 징계할 것을 요구했고, 188명에 대해서는 적발한 내용을 소속 부처와 기관에 통보했다.

감사원 관계자는 “이번 감사 대상은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평일에 20번 이상 강원랜드를 출입한 공직자 중 5급 이상과 회계 담당자, 소방관 등 총 465명”이라면서 “때문에 일반 공직자까지 조사 대상을 확대할 경우 근무 시간에 몰래 강원랜드를 드나드는 사람들은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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