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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시위/ 월가 금융권은 샴페인 마시며 시위 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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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시위/ 월가 금융권은 샴페인 마시며 시위 구경

입력
2011.10.05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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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 맨해튼 월가의 내셔널시티은행 발코니에서 정장과 드레스 차림의 직원들이 샴페인을 마시며, 월가에 반대하는 시위를 구경하는 모습이 얼마 전 유튜브에 올라와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들은 자신들이 몸담고 있는 월가를 향해 탐욕을 중단하라는 시위대를 보면서 웃고 떠들며 구경거리를 보듯 사진을 찍어댔다. 일부는 오히려 잔을 높이 들기도 했다. 20만명 이상이 이 동영상을 보고 울분을 터뜨렸다. 온라인에는 "월가 사람들이 일반인의 생각에 개의치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저들이 시위대를 얼마나 무시하는지를 보여준다"는 등의 댓글이 올라와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2일(현지시간) 분노한 시위대의 외침이 파티를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아직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이며 오히려 그들은 이 상황을 다소 어이없어하는 것 같다고 보도했다.

시위대의 공격을 받고 있는 월가는 아직 어떤 반응도 내놓지 않고 있다. 시위대는 금융위기와 불평등 심화에 대한 설명을 요구하고 있지만 정작 월가는 요지부동이다. 월가에서는 현재 시위의 여파가 어디까지 미칠 것인가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강하다.

한 금융기관의 최고경영자(CEO)는 뉴욕타임스(NYT) 기자에게 "월가를 점령하라는 시위가 큰 사건"이냐고 되물은 뒤 "우리가 이 시위를 얼마나 신경 쓰고 걱정해야 하는 거냐"고 비꼬듯 말했다. 그는 "이 시위가 개인의 안전 문제를 걱정해야 하는 수준으로 바뀌겠느냐"고 기자에게 물었는데, 이는 월가가 시위가 정치문제로 비화할지 아니면 경쟁에서 탈락한 낙오자의 공허한 외침으로 끝날지 지켜보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시위는 노동계와 진보진영이 합류하면서 확산일로에 있지만 일부에선 단순한 거리 영화에 불과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NYT는 시위가 아직은 폭력성을 띠지 않고 있지만, 대형 은행과 기업이 시위대의 주장에 귀 기울이지 않으면 위험한 양상으로 번질 수 있다고 전망하면서 월가가 자신을 돌아보고 시위대의 목소리를 경청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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