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박지원 의원과 이동관 청와대 언론특보 간에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둘러싼 신경전이 다시 벌어졌다. 이 특보가 5일 박 의원에게 사과 문자메시지를 보냈으나 박 의원은 "희롱하는 듯한 메시지"라고 비판했다.
이 특보는 이날 오전 문자메시지를 통해 "전화 안 받으셔서 문자 올립니다. 저도 섭섭한 감정에 격해 무례하게 비칠 수 있는 글 보낸 점 사과 드립니다. 탓 없다는 생각도 있었구요. 너그럽게 화 푸세요"라고 사과했다. 그는 "저하고 박 선배님하고 그럴 사이입니까? 선배님 건승 빕니다"라고 덧붙였다. 이 특보는 곧이어 "이건 공개 안 하실 거죠? ㅎ"라는 내용의 두 번째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이 특보는 전날 박 의원이 국정감사장에서 로비스트 박태규씨가 자신을 비롯한 여권 실세와 자주 만났다고 주장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박 의원에게 "인간적으로 섭섭하다. 그 정도밖에 안 되는 인간인지 몰랐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내 논란을 빚었다. 파문이 일자 이 특보는 '인간'은 자신을 지칭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박 의원은 이 특보의 문자메시지를 사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는 이날 국회 법사위의 대법원 국정감사 도중 신상발언을 통해 "(이 특보가) 마치 희롱하는 듯한, 가지고 노는 듯한 문자를 보내왔다, 더욱이 두 번째 문자에서는 '이건 공개 안 하실 거죠? ㅎ' 라는 표현을 썼다"고 불쾌해 했다. 박 의원은 "아직도 반성하지 못하고 있다"며 "대통령 언론특보가 국회의원의 국정감사를 무시하는 행위를 했기 때문에 대통령께서는 이동관 언론특보를 해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특보가 보낸 메시지는 박 의원이 법사위 한나라당 간사인 박준선 의원에게 보여주는 과정에서 기자들에 의해 사진이 찍혔다. 이 특보는 "진심으로 사과하기 위해 박 의원에게 전화했으나 받지 않아 메시지를 보낸 것이고, 두 번째 메시지는 후배의 애교였다"고 말했다.
김동국기자 d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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