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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전경련, 새로운 이정표를 세울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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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전경련, 새로운 이정표를 세울 때다

입력
2011.10.05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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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열린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창립 50주년 기념 리셉션은 변화의 요구가 응집된 자리였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재계의 맏형으로 자리를 지킨 가운데,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등 일부 기업 총수가 불참한 것도 변화의 진통이 반영된 것이라고 본다. '새로운 패러다임'을 강조하며 신뢰와 사랑을 받는 경제계로 거듭 나겠다고 다짐한 허창수 회장의 인사말에도 전경련의 모색이 담겨 있다.

전경련은 우리나라를 전쟁의 폐허에서 단숨에 선진국 반열로 도약시킨 기업가 정신의 용광로였다. 군사정권 하에서 놀라운 통찰과 혜안으로 기업 발전의 토대를 다진 고 이병철 초대 회장과 1980년대 전후 불굴의 뚝심으로 성장을 견인한 고 정주영 전 회장, 1990년대 세계화의 격랑 속에서 기업의 나아갈 바를 제시한 고 최종현 전 회장 등의 열정이 쇳물처럼 그 속에서 들끓었다. 하지만 이제 국민은 전경련이 미래를 이끌 새로운 기업가 정신을 어떻게 구현해 낼지 지켜보고 있다.

지금 세계는 수십 년간 글로벌 경제를 휩쓴 자유시장주의의 부작용으로 심각한 몸살을 앓고 있다. 극심한 부의 양극화, 실업 공포와 삶의 질 추락, 부실한 사회안전망에 대한 좌절이 기업과 금융, 가진 자들에 대한 거친 분노로 표출돼 뉴욕 월스트리트까지 들끓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현실에서 재계에 대한 사회의 요구는 명확하다. 정부를 웃돌 정도로 힘이 세진 만큼 사회적 책임에도 눈을 돌려 달라는 것이다.

전경련 회장을 역임한 손길승 SK텔레콤 명예회장은 최근 전경련의 미래에 대해 "국민에게 인정받지 못하면 전경련이나 재계 모두 '돈 버는 사람들의 모임'으로 전락하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박진 한나라당 의원은 재계 이익의 대변자에서 벗어나 미국의 헤리티지재단처럼 전반적 국가 발전을 모색하는 공익 싱크탱크로 탈바꿈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전경련은 이날 2030년 1인당 GDP 10만 달러 달성을 골자로 한 미래 비전을 제시했지만, 더 절실한 건 사회와 함께하는 기업가 정신의 새 이정표를 세우는 것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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