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품업체에 대한 판매수수료 인하를 놓고 공정거래위원회와 대형 유통업체 간 힘겨루기 2라운드가 시작됐다. 정재찬 공정위 부위원장은 5일 이철우(롯데백화점), 박건현(신세계), 하병호(현대) 백화점 대표를 만나 이번주말까지 자율적으로 판매수수료 인하안을 만들어달라고 재촉구했다.
정 부위원장은 지난달 6일 11개 대형 유통업체 최고경영자(CEO)들이 판매수수료를 3~7% 인하하기로 합의했으나 아직까지 대ㆍ중소기업간 동반성장에 도움이 될만한 구체안을 발표하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이 자리에서 공정위는 납품업체 규모와 품목별 인하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백화점 업체들은 지난달 30일 판매수수료 인하안을 마련해 공정위에 의견을 타진했으나 공정위는 합의정신에 미치지 못한다며 재고해줄 것을 요청했다. 당시 인하안은 백화점 영업이익의 1% 정도에 그친 것으로 전해졌다.
공정위 관계자는 "오늘 부위원장과 백화점 빅3 CEO와의 만남에서 백화점들이 진전된 안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아무런 방안도 들고 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백화점 CEO들은 "동반성장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영업이익의 10%에 해당하는 판매수수료를 3~7%나 인하하라는 식으로 강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공정위 관계자는 "그런 요구를 한 적 없다"면서 "중요한 것은 영업이익의 몇 %냐가 아니라 중소 납품업체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수준으로 판매수수료 인하를 하라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허정헌기자 xsco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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