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모씨는 2006년 아프리카 탄자니아에서 말라리아에 감염돼 약을 복용한 후 이를 알리지 않고 그 해 2월 헌혈을 해 3명이 수혈을 받았다. 조모씨도 지난 해 7월 말라리아 진단을 받은 상태에서 같은 해 11월 헌혈을 했고, 2명에게 수혈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원희목 한나라당 의원의 대한적십자사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09년 이후 말라리아 감염이나 감염 우려로 헌혈부적격자로 분류된 2,064명이 헌혈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위 두 사례의 혈액은 다행히 말라리아 음성으로 판명됐지만, 1997~2008년 수혈로 인한 말라리아 감염 사례가 12건 발생했다. '국내 말라리아 위험지역에 거주 또는 여행'에 해당하는 데도 헌혈을 한 경우가 1,854건(90.0%)으로 가장 많았고, '국외 말라리아 위험 지역 여행' 후 헌혈자가 192건(9.3%)이었다. 말라리아 병력이 있었던 사람이 헌혈한 건수는 15건(0.7%), 헌혈 후 말라리아 감염이 확인된 것은 3건(0.1%)이다.
원 의원은 "말라리아 위험지역 여행사실이나 병력을 문진으로 확인하는 것만으로는 말라리아 수혈감염을 차단할 수 없다"며 "다른 수혈감염위험도 1군 병원체처럼 말라리아에 대해서도 혈액 검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대한적십자사가 최영희 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08년 이후 현재까지 총 14명의 A형 간염 보균자가 헌혈했으며, 수혈환자 중 2명이 A형 간염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헌혈 후 A형 간염 증상이 나타나 진단을 받고 혈액원에 알려온 경우에 한해서만 수혈로 인한 감염 여부를 확인한 것이어서 실제 피해는 더 많을 수 있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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