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이 4일 쉐보레의 첫 글로벌 중형차인 '말리부(Malibu)'신차 발표회를 열었다.
마이크 아카몬 사장은 이날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발표회에서 "올해 출시된 차 중 가장 중요한 차"라며 "내년 목표인 한국 내수 시장 두 자릿수 유지도 이 차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한국 소비자들에게 선보이는 말리부는 이날부터 사전 계약에 들어가고 11월부터 본격 시판될 예정이다.
1964년 1세대 모델이 데뷔한 이래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850만대 이상 팔린 말리부는 고급스러우면서도 안락한 중형 세단의 대표 주자로 여겨져 왔다. 이번 모델은 2008년 나온 이후 북미 시장에서만 20만대 넘게 팔린 8세대 모델의 업그레이드형이다.
특히 글로벌 GM이 개발하고 한국 부평공장에서 만들어 국내에 첫 선을 보인 뒤 유럽 중국 등 세계 주요시장에 수출한다는 점에서 한국시장에서의 성공 여부가 세계시장 성공의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는 게 한국GM측 설명이다.
말리부가 도전하는 중형 세단 시장은 전통적으로 국내 시장에서 가장 경쟁이 치열한 곳. 현대차 YF쏘나타, 기아차 K5, 르노삼성 SM5 등 각 브랜드의 대표 선수들이 모여 있는 전쟁터이다. 이들은 올 들어 각각 5만7,431대, 5만3,952대, 3만3,875대를 팔렸다.
때문에 GM도 제대로 준비하고 나왔다. 무엇보다 말리부는 100년 역사를 지닌 쉐보레 차들 중 가장 낮은 공기저항지수를 보유하고 있다. 공기 역학적 디자인을 통해 고속으로 달릴 때 일반 자동차보다 ℓ당 약 1.1km를 더 갈 수 있는 연비 향상을 이뤘다. 보통 자동차는 고속 주행 때 약 60% 가량의 에너지를 공기 저항으로 소비한다.
말리부 디자인의 특징은 쉐보레의 대표적 스포츠카 '카마로'와 '콜벳'에서 영감을 얻어 역동적이고 날렵한 모습을 강조한 점. 앉는 자리는 비행기 조종석을 연상시키는 '듀얼 콕핏'(Dual cockpit)을 적용했고, 시트는 GM이 1961년부터 특허를 가지고 있는 항공기 제작용 실험 인형 '오스카'(OSCAR)등 첨단 장비로 만들었다.
이 밖에 ▦차체를 제어하는 전자식 주행 안전 제어장치(ESC) ▦급제동 때 네바퀴에 브레이크 제동력을 분산시켜 제동거리를 줄이는 'EBD-ABS'▦차선이탈 때 경고음을 내는 차선이탈 경고장치 ▦6개의 에어백 ▦차량 충돌 때 안전벨트를 되감아 탑승객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장치 등으로 무장했다. 판매가격은 자동변속기 2.0 모델이 경쟁차종과 비슷한 2,185만원~2,821만원, 2.4모델은 3,172만원으로 정해졌다.
말리부가 크루즈, 스파크, 아베오, 올랜도 등을 잇따라 내놓으며 선전한 GM의 상승세에 날개를 달아 줄지, 준대형 시장을 노렸다가 실패한 알페온의 전철을 밟을 지 주목된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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