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잉 철컥 철컥, 지~잉 철컥 철컥."
4일 오전 경기 성남 판교테크노밸리 신축 공사 현장. 커다란 탑 모양의 타워크레인과 인력 수송용 철재 엘리베이터(로이스트)는 요란한 굉음을 내면서 연신 11층 건물 꼭대기로 벽돌, 철골 등 각종 건축 자재 및 인부들을 실어 날랐다. 건물 외부에서는 지게차가 길가에 주차된 대형 트럭에서 공사 현장 안으로 필요한 시멘트를 쉴새 없이 옮겨 놓았다. 현장 관계자인 전성호(34) 삼환기업 대리는 "현재 공사는 약 60% 가량 진행된 상태로 내년 4월에 예정된 건물 완공에는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완공 경쟁이라도 하듯, 철근 골조 작업을 진행 중인 인근 블록의 신축 건물 공사 현장에서는 용접 불꽃이 계속해서 튀어 나왔고, 공사용 차량으로 보이는 레미콘 차량과 덤프트럭은 인접 도로에 길게 늘어 서 있었다.
한국판 실리콘밸리를 꿈꾸는 판교테크노밸리가 마침내 그 웅장한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총 사업비 5조2,705억원(토지 1조4,046억원, 건축 3조8,659억원 포함), 총 면적 66만1,915㎡(약 20만평)에 건설 중인 판교테크노밸리는 순수 연구ㆍ개발(R&D) 단지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2006년 5월에 기초 공사를 시작한 이후, 현재까지 총 46개(주차장 포함) 부지 가운데 12개 지역에서 입주 건물이 완공됐으며, 현재 나머지 부지에서 30여개 건물이 건축 공사를 진행 중이다. 모든 기업의 입주가 완료될 것으로 예상되는 2013년, 판교테크노밸리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버금가는 최첨단 정보기술(IT) 첨단연구개발 단지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어떤 기업 입주하나
판교테크노밸리에 입주할 대표 업종은 크게 게임 등을 포함한 정보기술(IT)과 생명공학기술(BT) 등이다.
국내 대표적인 소프트웨어 업체인 안철수연구소는 이날 연면적 1만1,000평 규모의 지상 10층(지하 4층 포함)짜리 사옥을 오픈했다. 김홍선 안철수연구소 대표는 "창업 이래 첫 사옥 마련은 제2의 창업이라고 할 수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존경 받는 글로벌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힘찬 비상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1995년 현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을 비롯해 단 3명이 40평 남짓한 작은 임대 사무실에서 출발한 안철수연구소는 이로써 16년 만에 판교테크노밸리에 둥지를 틀었다.
이 밖에 기존에 용지를 분양 받았던 삼성테크윈과 SK텔레시스 등도 입주를 완료했다. 또한 인터넷 기업인 NHN과 게임업체인 엔씨소프트 및 네오위즈, 컴투스 등도 2013년 판교테크노밸리에 합류할 예정이다.
BT 기업들의 경우, 이미 입주한 기업들도 적지 않다. SK케미칼과 한국바이오협회 컨소시엄, 파스퇴르연구소 등은 판교테크노밸리에서 업무를 시작했다.
기대 효과는
판교테크노밸리가 완공될 경우, 창출될 직ㆍ간접적인 부가가치 효과는 매우 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경기 판교테크노밸리 지원단 관계자는 "판교테크노밸리가 완성되면 약 13조원의 생산유발효과와 17만여명의 고용유발효과 등 막대한 경제성을 가진 첨단 기술의 중심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판교가 새 보금자리로 각광받고 있는 이유는 IT 업체가 밀집한 서울 강남 및 분당 지역과 가까워 접근성이 좋으면서 임대료는 상대적으로 저렴하기 때문. 또 제조업체가 많이 몰려 있는 구로 테크노밸리와 달리, 판교에는 애초부터 연구개발 중심의 IT밸리가 형성되고 있는 것도 플러스 요인이다. 그 만큼, 유사 기업들과 함께 협업을 통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조만간 강남과 판교를 13분 만에 이어주는 신분당선이 개통될 경우, 교통 문제에 대한 걱정도 덜어 줄 것으로 보인다. 성남산업진흥재단 관계자는 "태크노밸리는 기업 중심의 국내 최고의 IT 융복합 글로벌 R&D 허브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라며 "지역 산업의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남=허재경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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