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6일 외환카드 주가조작 혐의로 기소된 유회원 론스타코리아 전 대표와 론스타에 유죄를 선고함에 따라 2007년 이후 5년 가까이 이어진 법정 공방이 사실상 마무리됐다.
법원은 외환은행이 외환카드를 흡수합병하기로 한 2003년 당시 허위로 감자설을 유포한 유 전 대표의 주가 조작 혐의에 대해 최종적으로 유죄 판결했다. 1심 유죄, 2심 무죄, 대법원 유죄 취지 파기환송 등의 엇갈린 판결에 마침표를 찍은 것이다.
재판부는 "허위로 감자 검토를 발표했다는 1심의 판단은 정당하다. 이에 더해 감자 검토 발표 전인 2003년 11월 19일 호텔 커피숍 모임에서 유 전 대표 등 론스타 측 이사들이 사전에 범행을 모의한 점도 추가로 인정된다"고 밝혔다.
유 전 대표 측은 감자 검토 발표가 외환은행 경영진의 제안으로 이뤄진 우발적인 사건이라며 혐의를 부인해 왔다. 무죄를 선고한 2심은 이를 받아들여 "허위 사실 유포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론스타펀드가 외환은행을 인수하기 위해 설립한 페이퍼컴퍼니인 LSF-KEB홀딩스에 대해서도 주가 조작의 책임을 물었다. 론스타 측은 이번 재판 과정에서"마이크 톰슨은 LSF-KEB의 대표자도 아닐뿐더러 주가 조작에 공모하지도 않았다"고 주장해왔다. '고용인의 위법행위에 대해 법인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양벌 규정을 7월 헌법재판소가 위헌이라고 결정한 사실을 근거로 새롭게 꺼내 든 무기였다. 하지만 재판부는 "마이클 톰슨은 LSF-KEB홀딩스의 대표자로 봐야 하며 (마이클 톰슨이) 감자 검토 발표 모의에 가담한 사실도 인정된다"고 받아들이지 않았다. 헌재가 양벌 규정을 위헌으로 결정하면서도 '대표자의 위법 행위로 법인을 처벌하는 것은 합헌'이라고 한 데 따른 판단이다.
재판부는 그러나 함께 기소된 외환은행에 대해서는 양벌 규정에 따라 '대표자인 이달용씨가 공모에 참가한 것으로 보기 어려워 무죄로 봐야 한다'며 상반된 결론을 내렸다. 헌재 결정이 있기 전 선고된 1심은 외환은행에 대해서 양벌 규정을 적용해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와 더불어 유 전 대표가 자신이 대표로 있었던 허드슨어드바이저의 수익률을 부풀렸다는 혐의와 20억원의 법인세를 포탈한 혐의 등에 대해서도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1심에서 징역 5년형을 선고 받고 법정 구속됐던 유 전 대표는 2심에서 외환카드 주가 조작은 무죄, 자산유동화회사 간 수익률 조작 등으로 SPC에 손해를 끼친 혐의 등은 유죄로 판단돼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3년을 받아 2008년 6월 석방됐다. 하지만 대법원은 3월 유죄 취지로 사건을 다시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고, 유씨는 도주 우려 등을 이유로 재판 중 법정구속됐다.
남상욱 기자 thot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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