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와 한국리서치가 3일 실시한 10ㆍ26 서울시장 보선 여론조사에서 무소속 박원순 후보는 특정 정당을 지지하지 않는 '무당층'에서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지지를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지 정당을 묻는 질문에 '없다'고 응답한 경우(22.5%)와 모름∙무응답(4.1%)을 합친 26.6%에 달하는 무당층에서 박 후보는 절반에 육박하는 49.7%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반면 나 후보 지지율은 15.6%에 그쳤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안철수 현상으로 시작된 기성 정당 비판 바람으로 인해 무당층의 상당수가 무소속 박 후보를 지지하는 현상으로 나타났다"면서 "이 같은 현상이 실제 서울시장 선거 결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박 후보와 나 후보의 전체 지지율이 각각 47.1%와 38.0%라는 점을 감안하면 무응답층의 두 후보 지지율 격차가 전체 지지율 차이의 결정적 요인이 됐음을 알 수 있다.
반면 한나라당 지지층에서는 나 후보(78.4%)가 박 후보(15.5%)를 압도했고,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박 후보(77.0%)가 나 후보(11.8%)를 큰 차이로 따돌렸다.
서울시민의 지지 정당 조사에서는 한나라당 지지율이 38.1%로 가장 높았고, 민주당 지지율은 28.2%였다. 그 다음은 국민참여당(2.6%) 민주노동당(2.1%) 자유선진당(1.3%) 진보신당(0.7%) 순이었다.
또 성별 지지도에서는 남성 가운데 53.1%가 박 후보를, 35.8%가 나 후보를 지지했다. 반면 여성층에서는 지지율이 거의 비슷하게 나타났다. 여성의 41.4%가 박 후보를, 40.0%가 나 후보를 선호했다.
투표 의향을 묻는 질문에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적극투표 의향층은 62.1%였다. 적극투표 의향층에서는 박 후보(49.6%)와 나 후보(41.3%)의 지지율 격차가 8.3%였다. 한국리서치 김춘석 수석부장은 "과거에는 저연령층과 고연령층 간에 투표 의향률 격차가 컸기 때문에 적극투표 의향층에서는 보수 성향 후보의 지지율이 눈에 띄게 상승했다"면서 "하지만 이번에는 저연령층의 투표 의향이 과거보다 높아 전체 지지율과 적극투표 의향층 지지율 차이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서울의 성인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유선전화 임의번호 걸기(RDD) 방식으로 실시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이다.
조원일기자 callme11@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