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이행 법안을 미국 의회에 공식 제출함에 따라 우리나라 국회에서의 한미 FTA 비준동의안 처리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나라당은 일단 미국 의회의 처리 시점 등을 고려해 정기국회 회기 중인'10월 처리'입장을 밝히고 있으나 민주당은 미국과의 '재재협상'을 거듭 촉구하고 있어서 국회 처리에 난항이 예상된다.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는 4일"미국 의회가 비준안을 통과시키면 그에 맞춰 우리도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현재 진행 중인 국정감사가 마무리된 뒤에 전반적으로 상황을 점검해서 여야 간 타결을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장인 한나라당 남경필 의원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내주에 대정부질문이 예정돼 있지만 국회가 한미 FTA 비준동의안 통과를 위한 노력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며 "그 다음 주에 열리는 상임위를 통해 야당 요구를 수용하면서 비준안이 국회에서 통과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미국 의회가 13일로 예정된 백악관에서의 한미정상회담을 전후해서 한미 FTA 이행 법안을 처리할 것으로 관측됨에 따라 한나라당도 18, 19일쯤 외통위 처리, 28일 본회의 의결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 한미 FTA 비준안은 국회 제출 후 106일 만인 지난달 16일 외통위에 상정됐다.
하지만 민주당 등 야당은 미국과의 재재협상을 주장하며 한미 FTA 비준안의 조기 처리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 김진표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쇠고기 협상 때처럼 미국에 선물 보따리를 바칠 게 아니라 민주당의'10+2 재재협상안'을 중심으로 미국 측과 마지막 담판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 김황식 총리는 이날 국무회의에서"미국의 비준 시기에 맞춰 이번 정기국회에서 한미 FTA 비준동의안이 반드시 처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라"고 지시했다. 김 총리는 "한미 FTA는 정치 이념과 정권을 초월해 우리 경제의 미래를 위해 필요하며 특히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 속에 경제성장의 기반 강화를 위해 매우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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