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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의 천국' 아이슬란드 남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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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의 천국' 아이슬란드 남달랐다

입력
2011.10.04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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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미국의 시사주간 뉴스위크가 실시한 '여성들이 가장 살기 좋은 나라' 조사에서 1위를 차지한 나라는 아이슬란드였다. 세계 최초로 여성 대통령을 배출한 나라, 세계 최초의 여성 동성애 총리가 집권하는 나라, 19세 싱글 맘이 학교에 아이를 데려가면 선생님이 대신 아이를 봐주는 나라. 아이슬란드는 어떻게 여자의 천국이 됐을까.

2009년 총리직에 올라 지난해 동성과 결혼한 요한나 시귀르다르도티르 아이슬란드 총리는 영국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양성 평등은 사회의 질을 보여주는 가장 예리한 지표"라고 말했다. 아이슬란드 역시 남녀 급여 불평등과 성범죄로 골머리를 앓고 있지만 이를 해결하기 위한 여성들의 태도는 다른 나라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조직적이고 활발하다. 지난달 남녀 소득 차에 문제를 제기한 노동조합은 대형 상점과 연계해 일시적으로 여성 소비자들에게 소득 차이만큼 할인을 해주는 캠페인을 했다. 이 캠페인에 참여한 변호사 엘라는 "나는 급여로 인한 차별에서 벗어나 있지만 다른 여성을 도울 필요를 느낀다"며 "아이슬란드 여성은 항상 기댈 수 있는 동지가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남녀 불평등을 해결하기 위해 힘을 모으는 전통은 197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임금 차별에 염증을 느낀 아이슬란드 여성들은 급진적 여성 단체 '붉은 스타킹'의 주도로 가정과 직장에서 '하루 파업'을 선언했다. 전체 여성 인구의 90%가 참여했던 이 캠페인에 당시 10세였던 전 아이슬란드 환경부 장관도 동참했다. 그는 그날의 캠페인을 두고 "우리 세대가 얻은 교훈"이라며 "정치색과 계급을 뛰어 넘어 모든 여성들이 하나된 의미 있는 자리"라고 말했다.

요한나 총리 집권 이후 성매매, 가정폭력 등 여성 문제 해결에 매진해온 정부는 특히 육아 복지에 많은 힘을 쏟고 있다. 싱글 맘은 월 12만원 정도만 내면 아침과 점심 식사를 제공하는 육아시설에 하루 8시간 동안 아이를 맡길 수 있다. 가디언은 파격적인 육아 지원이 아이슬란드 여성의 사회적 지위를 구조적으로 향상시켰다면서 23세에 아이를 낳은 카트린 줄리우스도티르 산업부 장관 역시 홀로 아이를 키운 11년간 그의 경력에서 가장 빛나는 업적을 이뤘다고 지적했다.

황수현기자 so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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