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행정부가 3일(현지시간) 한미자유무역협정(FTA) 이행법안을 의회에 공식 제출했다. 한미 양국이 2007년 4월 FTA 합의문에 서명한 이후 4년 5개월여만이다. 미 의회가 13일 한미정상회담 이전에 법안을 가결해 한미동맹과 FTA 효과를 극대화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이날 한국, 파나마, 콜롬비아 등 3개국 FTA 이행법안을 제출한 뒤 성명을 내고 "'메이드 인 아메리카'라는 자랑스런 글자가 적힌 상품을 만드는 근로자들을 위한 수만개의 일자리를 지원할 것"이라며 조속한 의회 의결을 촉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의회에 보낸 별도 서한에서 "한미FTA가 7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한다"며 "이를 통과시키지 못하면 한국 시장에서 중국, 일본에 뒤쳐진 미국 점유율이 더 떨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도 성명에서 "우리의 경제적 경쟁자들이 전세계에서 무역관계를 구축하고 있는데 우리가 그들에게 뒤질 수는 없다"며 FTA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미 의회는 FTA 이행법안을 4일부터 본격 심의할 예정인데 백악관과 공화당 지도부가 사전 협상에서 이견조정을 마쳐 신속한 진행이 예상된다. 주미 한국대사관은 "미 행정부와 민주ㆍ공화 양당의 지도부가 FTA 인준에 필요한 충분한 표를 확보하고 있다고 지속적으로 언급했다"면서 "FTA 인준 과정의 사실상 마지막 관문을 통과했다"고 평가했다.
미 정부는 13일 백악관에서 예정된 한미정상회담 이전에 법안이 통과되길 희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에릭 캔터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는 "하원이 다음주 중 FTA 이행법안을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경우 상원이 11, 12일께 의결 절차를 마무리하고 오바마 대통령이 곧바로 법안에 서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이날 성명에서 "3개 FTA 이행법안 처리가 하원의 최우선 과제가 될 것"이라며 조속한 통과를 약속했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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