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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근의 길 위의 이야기] 가을 '독도'의 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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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근의 길 위의 이야기] 가을 '독도'의 초대

입력
2011.10.04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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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독도' 로부터 초대장이 왔다. 오는 금요일 아침 일찍 강릉여객선터미널에서 배를 타기로 했다. 1990년부터 최근까지 이런 저런 일로 여러 차례 독도에 상륙했지만 가을 독도를 찾는 것은 처음이다. 벌써부터 독도에서 만날 푸른 가을에 마음이 설렌다.

독도에 피는 가을꽃은 무엇이 있는지 찾아보고 싶고, 독도의 하늘을 나는 가을 새도 헤아려보고 싶다. 무엇보다 독도가 들려주는 가을 이야기를 듣고 싶다. 하지만 이 같은 나의 애정도 독도에겐 반갑지 않을 것이다. 독도는 언제나 외로운 섬이기 때문이다. 독도가 외로운 섬인 이유는 우리가 독도를 생각하는 시간보다 독도를 잊고 사는 시간이 훨씬 많기 때문이다.

독도는 한•일간의 영토분쟁이 있어야 잠시 잠깐 뜨거운 관심의 대상이 될 뿐, 그 이후는 이름처럼 고독한 섬이다. 독도에서 타전되는 뉴스도 일본의 망언을 규탄하거나 애국심에 호소하는 이벤트가 전부인 것 같아 아쉽다. 독도가 좀 더 친근한 뉴스가 되었으면 좋겠다.

가령 독도의 10월에 해국이 해안선 따라 가득 필 때, 그 소식이 TV 9시 뉴스의 머리기사가 되었으면 좋겠다. 독도가 애국심의 상징일 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오랜 친구처럼 보고 싶고 가보고 싶은 그리운 섬이었으면 좋겠다. 이번 초대에서 망망대해 동해에서 만나는 가을의 독도가 사람과 사람 사이에 있다는, 그 섬이었으면 좋겠다.

정일근 시인·경남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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