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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 보선 야권 단일후보로/ 기성 정당 불신, 정치공식 바꾼다…야권 권력지형도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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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 보선 야권 단일후보로/ 기성 정당 불신, 정치공식 바꾼다…야권 권력지형도 흔들

입력
2011.10.03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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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변호사가 3일 10ㆍ26 서울시장 보선에 나설 야권 단일 후보로 선출됨으로써 기존의 정치 공식들도 바뀌게 됐다. 거대 조직을 가진 제1야당 후보가 시민사회의 '나홀로' 후보에게 패했기 때문이다.

박 변호사의 승리는 '안철수 현상'으로 대표되는 기성 정치권에 대한 불신과 새로운 정치에 대한 요구가 분출한 결과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제1야당의 조직력까지 넘어선 시민사회의 정치 참여 열기는 서울시장 보선은 물론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기성 정당들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야권 권력지형에서 민주당의 패권을 뒤흔드는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조사분석실장은 "최근 안철수 현상으로 나타난 대중의 정치 변화 요구가 박 변호사의 승리로 나타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새로운 의사소통 수단이 발달함에 따라 기존 정당의 동원 방식을 택하지 않고도 유권자들을 투표 현장으로 부를 수 있게 됐다"고 SNS의 촉매 작용에도 의미를 부여했다.

조직 동원이 가능한 참여 경선에서 박 변호사가 선전을 펼친 것도 주목해야 할 현상이다. 우선 박 변호사도 나름의 조직력을 갖췄다고 봐야 한다. 그는 서울 51곳(전국적으로는 137곳)에 '아름다운 가게' 매장이나 조직 등을 갖추고 있어서 주요 정당의 조직력에 밀리지 않았다는 분석도 있다. 또 진보성향 시민단체들과 노조 조직들도 다수도 박 후보를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민주당 지지층 일부가 민주당 후보가 아닌 박 변호사를 선택하지 않았다면 박 변호사의 승리는 불가능했을 것이란 분석이 많다.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층 중 상당 부분이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박 변호사로 대표되는 제3의 시민사회세력에 흡수되면서 야권 권력 지형에서 민주당의 입지는 줄어들고 시민사회의 목소리는 더욱 커질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당장은 박 변호사의 민주당 입당 여부가 관심거리다. 박 변호사가 '기호 2번'을 달고 나오기 위해선 후보 등록 마지막 날인 7일까지 입당 여부를 분명히 해야 한다. 박 변호사는 민주당의 꾸준한 입당 권유에도 "통합 후보로 선출된 이후 검토해 보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정한울 동아시아연구원(EAI) 여론분석센터 부소장은 "기성 정치권의 변화를 요구하는 무당파의 지지가 많은 박 변호사가 민주당 행(行)을 택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성 정치권과의 거리 두기를 통해 지지를 확보한 박 변호사가 지지층의 비판을 부르는 선택을 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하지만 박 변호사가 본선에서 야권 대표로 강한 조직력을 갖춘 한나라당의 공세에 맞서야 하는 현실을 감안하면 민주당 입당이란 선택도 배제할 수 없다. 박 변호사 측 송호창 대변인은 "민주당 소속이 아닌 분들 중에도 입당을 권유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본선에서 박 변호사 지원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TV토론에서 약속한 대로 박영선 후보가 박 변호사의 공동 선거대책위원장을 맡고 당 차원에서도 총력 지원에 나설 예정이다. 만약 박 변호사가 본선에서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에 패할 경우 손학규 대표 등 당 지도부는 문책론 등 더 큰 후폭풍에 직면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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