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경제와 회계 산업의 발전에 기여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 확신하고 있습니다."
'공인회계사 올림픽'으로 불리는 아시아ㆍ태평양회계사연맹(CAPA) 차기 총회를 유치한 권오형(64)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은 3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어려운 게임을 이겨 너무 기쁘다"고 했다.
1957년 설립돼 말레이시아에 본부를 두고 있는 CAPA는 각 나라 회계산업의 공동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만들어진 국제기구다. 한국을 비롯, 미국 일본 캐나다 호주 등 24개 나라 31개 회계사 단체가 가입해있다. 회계 전문가의 가치와 역할, 국가 기여 방안 등을 주로 논의하는 총회는 4년마다 열리는데, 2015년 열릴 19차 CAPA 총회 개최지는 지난 달 6일 호주 브리즈번 18차 총회 때 확정됐다. 우리는 인도와 2차까지 가는 경합 끝에 서울 유치를 거머쥐었다.
유치단 대표로 참가했던 권 회장은 "대규모 국제행사를 따냈다는 것 자체가 우리의 국제적 위상을 보여주는 부분"이라며 "19차 CAPA 총회 유치를 위해 2년 전부터 준비해왔다"고 전했다. 그는 국제행사를 갖고 오는 경쟁인 만큼 프레젠테이션에 특히 비중을 뒀다고 했다. 우리나라의 국가 경쟁력과 회계 투명성을 내세웠고, 여기에 1988 올림픽 및 2002 한일월드컵, 2010년 G20 등 굵직굵직한 국제행사를 개최한 인프라 환경의 강점을 부각시켰다. 한표라도 더 얻기 위해 유치단의 매너와 복장 등 세밀한 부분까지 신경써야 했다. 흡사 7월 남아공 더반의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장면이 떠올려지는 대목이다.
그는 차기 CAPA 총회 유치를 두 가지 측면에서 주시하라고 주문했다. 우선 경제적인 면에서의 기대 효과다. "세계에서 2,000명이 넘는 회계 분야 관계자들과 가족들이 한꺼번에 한국을 찾습니다. 관광특수가 생길 게 분명하잖습니까."
국가 브랜드 위상 제고 역시 무시할 수 없다고 했다."통상 CAPA 총회땐 총리나 관련 부처 장관들이 참석하는 게 관례나 마찬가지에요. 왠만한 국제행사에 버금갈 만큼 가치가 있다는 의미겠죠."
권 회장은 그러면서 2015 CAPA 총회 유치를 계기로 우리나라의 회계 수준을 한단계 끌어올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잘못된 기업의 회계감사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는 게 그의 시각이다. "최근의 저축은행 사태도 따지고보면 회계감사를 제대로 했더라면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었어요. 지금처럼 공인회계사들이 회사 자료에 접근하기 어려운 구조에서는 부실감사를 낳게되고, 이게 기업부실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계속되기 마련입니다. 회계신인도가 높아져야만 국가 신인도 또한 상승합니다."
삼덕회계법인 대표를 맡고 있는 권 회장은 CAPA 총회 유치에 맞춰 1년 과정의 회계전문대학원을 설립할 구상도 갖고 있다. 회계 비전공자들의 난립을 막고 회계 전문성을 높이자는 취지에서다.
김진각 여론독자부장 kimj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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