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명문 사립대 여대생이 등록금을 벌기 위해 성매매에 나섰다 일주일도 안 돼 단속되는 바람에 등록금을 벌기는커녕 벌금만 물게 됐다.
여대생 이모(23)씨는 아래로 대학생과 고등학교 3학년인 동생 두 명을 둔 평범한 중산층 가정의 장녀다. 이씨의 부모는 자녀 세 명의 학비를 모두 감당할 형편이 안 됐다. 결국 이씨는 지난해 2학기와 올해 1학기를 잇따라 휴학했고, 이번 2학기에도 등록금이 없어 휴학을 해야만 하는 상황에 처했다. 교육과학기술부 공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사립대의 연간 등록금은 평균 767만원이다.
결국 이씨는 8월 말부터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오피스텔에서 회사원 등을 상대로 성매매에 나섰다. 이씨는 경찰 조사에서 "상황이 어려웠기 때문에 다른 아르바이트보다 짧은 시간에 많은 수입을 올릴 수 있는 성매매에 뛰어들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성매매 알선업주와는 화대 13~14만원을 6대 4로 나누기로 했다. 자신은 8만원을 갖고 나머지는 업주가 가져 갔다. 하루 세 차례 정도 성매매를 한 이씨는 매일 24만원씩 벌었다. 곧 등록금 액수를 채울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이씨는 지난달 초 성매매 홍보 스티커를 보고 단속에 나선 서초경찰서 여성청소년계에 적발됐다. 조사 결과 이씨가 일주일간 성매매로 벌어들인 돈은 100만원 남짓이었다.
그런데 이씨처럼 성매매 초범인 여성의 경우 통상 60만~8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 받는다. 결과적으로 이씨는 목적했던 등록금을 벌기는커녕 몸만 버리고 벌금까지 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서초서 관계자는 3일 "등록금 마련을 위해 성매매를 했다는 진술에 비싼 등록금이 사회 문제란 생각도 들었지만 다른 방식으로 돈을 벌 수 있는데 여대생들이 쉽게 이런 일에 빠지는 것 같아 마음이 착잡했다"고 말했다.
서초서는 지난달 초 이씨를 성매매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배성재기자 pass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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