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적 동맹관계(1996년)와 선린우호조약(2001년)으로 다져진 중국과 러시아의 관계가 급속히 약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스웨덴 스톡홀롬국제평화연구소(SIPRI)는 "20년간 중러 관계의 주춧돌이던 군사와 에너지 부문 교류가 줄어들면서 전통적 동맹관계가 흔들리고 있다"고 3일 지적했다.
이상 신호는 무기 거래에서 먼저 나타난다. 러시아는 1991~2010년 중국이 수입하는 재래식 무기의 90%를 공급할 정도로 군사 협력에 적극적이었다. 하지만 최근 중국이 군수산업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면서 러시아의 태도가 달라졌다. 중국은 러시아의 군사 기술에 여전히 관심이 있지만 2005년 이후 양국은 이렇다 할 무기거래 계약을 하지 못하고 있다. 러시아는 중국에 최첨단 무기를 공급할 경우 중국이 이를 도용해 세계 무기시장에서 자신들의 경쟁자로 나설 수 있다고 우려한다.
5년 동안 끌었던 1조달러 규모의 러시아산 천연가스 공급 협상이 6월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에서 결렬된 것은 양국 관계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예다. 정상회담장에서 결렬 발표가 나온 것은 외교관례상 극히 이례적이다. SIPRI는 "최근 중동과 중앙아시아 국가로 에너지 수입원을 다변화한 중국이 러시아에 아쉬운 소리를 할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2010년 중국의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의존도는 원유 6%, 천연가스 4%에 불과했다.
SIPRI 보고서는 "양국 관계가 전략적 이익을 공유하는 수준으로 발전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양국 모두 상대방이 전략적 위협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리비아 과도국가위원회 승인에 이견을 보였던 것처럼 국익에 따라 언제든지 파열음을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동현기자 na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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