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바람'이 민주당 조직보다 강했다. 당초 조직력이 앞선 민주당 박영선 후보의 역전 가능성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점쳐졌으나 결국 박 변호사의 벽을 넘어서지 못했다.
TV 토론 후 배심원 평가(30%), 일반 시민여론조사(30%), 국민참여경선(40%)을 합산하는 방식으로 이뤄진 경선 최종 득표율에서 박 변호사는 52.15%의 지지로 45.57%를 얻은 박영선 후보를 눌렀다. 민주노동당 최규엽 후보는 2.28%를 얻었다.
지난달 30일 치러진 TV 토론 후 배심원 평가에서 박 변호사(54.43%)는 박 후보(44.09%)를 10.34%포인트 차로 누르며 기선을 제압했다. 하지만 박 후보 측은 오히려 10%정도의 차이는 민주당이 유리한 현장 투표에서 충분히 뒤집을 수 있는 수준이라며 역전을 자신했다.
하지만 이날 발표된 일반 시민여론조사에서 박 변호사는 57.65%를 얻어 박 후보(39.70%)에 비해 무려 17.95%포인트 차의 우위를 보이며 사실상 여기서 승부를 결정지었다.
현장 투표에서도 박 후보는 당초 6:4 정도의 우세를 예상했으나 실제 표결에서는 박 후보(51.08%)가 박 변호사(46.31%)에게 불과 4.67%포인트 차의 리드를 보이는 데 그쳤다.
여론조사에서 박 변호사에게 크게 뒤진데다, 현장 투표에서도 민주당의 조직 가동이 그리 큰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한 것이 박 후보의 패인이었다.
당초 이날 오전만해도 박 후보 측은 상당히 고무된 표정이었다. 투표장인 서울 장충체육관에는 40대 이상의 중ㆍ장년층 선거인단이 대거 몰려 민주당 조직이 가동되고 있다는 말이 돌았다.
하지만 오후 들어 20, 30대의 발길이 늘어나면서 상황은 반전되기 시작했다. 박 변호사 캠프에서는 트위터와 인터넷 등을 통해 투표 독려 메시지를 날린 게 주효했다고 평가했다.
민주당으로서는 총동원령이 사실상 큰 영향력을 미치지 못한데다, 민주당 지지층 가운데에서도 박 변호사로 돌아선 것으로 평가되는 30%가량의 이탈층이 나온 점도 박 후보에게 패인의 주요인으로 분석됐다. 당 지도부는 이를 위해 전날까지 이탈층에 대한 대책을 서울시 각 지역위원회에 하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관계자는 "당내 경선에서도 8,000명을 채 동원하지 못했는데 애초부터 너무 과도한 목표였다"며 "이번 선거에서는 당심마저 다잡지 못한 것이 패인"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반면 박 변호사 측에서는 "새 정치를 바라는 시민들의 열망이 여론조사의 우세로 나타났으며 지지층 동원에도 나름대로 성공한 게 승인"이란 평가를 내놓았다.
김정곤기자 j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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