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북극에서 관측 사상 최대 규모의 오존층 파괴가 진행됐던 것으로 밝혀졌다. 파괴된 오존층은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5배에 달할 정도로 방대해 남극의 오존 구멍에 필적할만한 규모였다. 오존 구멍은 한때 동유럽과 러시아, 몽골, 일본 북부로까지 이동해 해당 지역 주민들이 강한 자외선에 노출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일본 국립환경연구소를 비롯해 미국, 유럽 등 9개국의 공동 연구팀이 3일 과학학술잡지 네이처에 기고한 논문에 따르면 3월말 북반구의 대기 중 오존 농도는 평상시보다 40% 가량 줄었다. 특히 성층권내 18~20㎞ 상공의 오존은 80% 가량 파괴됐다. 오존 농도감소로 생긴 오존 구멍은 그린란드, 스칸디나비아반도에서 시베리아 북부를 지나 몽골, 일본 열도까지 3,000㎞에 걸쳐 길다란 띠를 형성했다.
연구팀은 “오존 구멍은 남극에서 봄에 해당하는 10월께 성층권의 오존 농도가 평소의 절반 정도로 줄어들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북극권에서도 봄이면 오존 농도가 30% 가량 줄어드는 경우가 있지만 올해처럼 오존 구멍이라고 불릴 정도로 오존층이 대규모로 파괴된 것은 관측 사상 처음”이라고 밝혔다.
북극 성층권은 남극보다 기온이 높아 오존 파괴물질인 산화염소가 형성되기 어렵다. 그러나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북극 상공에 과거 30년 이래 최대 규모의 저기압이 생긴데다 온실효과까지 더해지면서 이 같은 현상이 발생했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나카지마 히데아키(中島英彰) 일본 국립환경연구소 지구환경데이터베이스추진실장은 “올해 생긴 오존구멍이 짧은 기간 동안 이동하다 소멸해 해당 지역 주민의 건강에 미친 영향은 크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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