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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시위, 미국 전역으로 확산/ "청년실업자들 주도… 아랍의 봄처럼 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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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시위, 미국 전역으로 확산/ "청년실업자들 주도… 아랍의 봄처럼 될 수도"

입력
2011.10.02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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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맨해튼 월가에서 시작해 미국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는 시위에 미국 사회가 긴장하고 있다. 민심이 심상치 않다며 뉴욕타임스가 특별취재에 나설 정도다. 언뜻 보면 구심점 없이 이슈에 따라 휩쓸리는 시위처럼 보이지만, 일부에서는 아랍의 봄이 미국에 상륙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초기만 해도 불만을 품은 사람들의 일회성 의견 표출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그러나 시위가 소셜미디어를 타고 1일(현지시간) 현재 동부의 보스턴, 중부의 시카고, 서부의 샌프란시스코와 로스앤젤레스, 남부의 뉴멕시코로 번지자 시위 성격에 대한 분석도 달라지고 있다.

진보적 지식인의 가세는 정당성과 명분을 제공하고 있다. 노엄 촘스키 MIT 교수, 나오미 클레인 캐나다 반자본주의 운동가가 지지 성명을 냈고 영화배우 수잔 서랜든, 흑인 지식인 코넬 웨스트, 영화감독 마이클 무어 등은 시위대를 찾아 격려했다. 이들을 따라 월가에는 시위 동참자가 점점 몰리고 있다.

처음 시위의 성격을 규정하기 힘들었던 이유는 구성원이 다양했기 때문이다. 인종, 연령이 달라 주장이 무엇인지 파악하기 힘들었고 '우습다'는 반응도 있었다. 지휘부는 이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이슈와 행동 방법을 논의하고 있다. 현재 유력한 전망은 아랍의 봄처럼 청년 실업자가 시위를 주도할 것이란 점이다. 한 미국 언론인은 "청년 실업자들이 힘을 모으고 있어 상황이 핵폭탄급이 될 수 있다"며 "실업이 미국 사회의 복병이 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시위대는 아직까지 산발적 거리 행진을 하고 구호를 외치며 평화시위를 하고 있다. 그러나 내부 압력이 높아지면 언제든 충돌이 일어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월가 시위 2주 만에 수천명이 거리로 나온 것은 현 경제 상황에 대한 불만 때문이다. 월가의 주요 은행 앞에서 시위가 이뤄지는 것은 금융권의 정경유착, 부실은행 구제, 기업의 탐욕, 사회적 불평등을 규탄하기 위해서다. 9월 30일 보스톤 시위를 조직한 '라이트 투 더 시티'는 "다수 기업의 최고경영자가 수백만달러의 급여와 상여금을 받으면서 매달 직원 수천명을 해고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기업이 정치권과 유착, 적절한 세금을 내지 않아 일자리 창출과 주택 문제에 쓸 돈이 부족하다는 것도 이들의 불만이다.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니콜라스 크리스토프는 월가 시위가 타흐리르 광장 시위와 다르면서도 같다고 분석했다. 이집트 수도 카이로의 타흐리르 광장에서처럼 피 흘리며 독재자를 축출하는 것은 아니지만 소외된 젊은이들이 운동의 핵심이고 이들이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에 능통하다는 것이 공통점이라는 것이다.

시위가 확산되는 것은 그만큼 지지가 많기 때문이다. abc방송 등의 인터넷 사이트에는 시위에 침묵하는 언론이나 금융기관에 대한 질타가 잇따르고 있다. 유명 인사들이 지지와 연대 메시지를 보내는 반면 반대하는 인사는 매우 드물다.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 시장이 "시위대들은 먹고 살기 위한 최소의 수준인 연 4만~5만달러를 버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시위하는 것"이라고 하자 네티즌들은 "억만장자 시장은 시위대의 요구를 알려고 하지 않는다"고 공격했다. 네티즌들은 "미국 언론이 시위를 제대로 다루지 않는다"며 "미디어 블랙아웃(언론 통제)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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