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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해혁명 100주년… 中 "혁명 바람 부나"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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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해혁명 100주년… 中 "혁명 바람 부나" 긴장

입력
2011.10.02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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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10일 신해혁명(辛亥革命) 100주년을 맞는 중국 정부가 '혁명'에 대한 정치적 부담으로 불안감을 보이고 있다. 신해혁명은 1911년 만주족이 세운 청나라를 타도하고 2,000년 동안 지속된 전제왕조를 종식시켜 공화제를 도입한 중국의 대표적 민주시민 혁명이다.

하지만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신해혁명의 주역 쑨원(孫文ㆍ1866~1925)의 일대기를 다룬 오페라 '쑨얏센 박사(中山ㆍ逸仙)'의 베이징(北京) 공연이 9월 30일 전격 취소된 데 이어 13일 홍콩 공연의 리허설 취재 불허 방침이 내려졌다고 2일 보도했다.

제작사인 오페라홍콩의 예술감독 워런 목은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허가 없는 외부의 리허설 참석을 전면 금지한다"고 밝혔다. 리허설은 원래 언론에 공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홍콩 정부가 신해혁명 100주년을 기념해 투자한 이 오페라는 작곡에만 4년이 걸린 뛰어난 작품으로 5월 뉴욕에서 열린 시사회 때 비평가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앞서 9월 30일에는 베이징 국가대극원에서 공연될 예정이었으나 돌연 취소돼 그 배경에 의혹이 제기됐는데 비평가들은 정치적 이유 때문으로 보고 있다. 쑨원이 비판한 청 말의 정치ㆍ사회 상황이, 관리들의 부정부패와 빈부격차 등 현재 중국의 고질적 문제들을 연상시킨다고 판단한 중국 당국이 신해혁명 기념 공연 또는 관련 보도에서 불편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이 오페라가 쑨원의 애국심을 드러낸 것까지는 좋지만 민족ㆍ민권ㆍ민생 등 삼민(三民)주의 정신을 강조한다는 점도 당국에게는 부담이다. 베이징 공연이 취소되면서 광저우(廣州), 중산(中山), 홍콩 공연도 불투명해졌다. 중국의 한 공연예술가는 "중국에서는 공연이 국가독점산업이기 때문에 비슷한 일이 자주 일어난다"며 "지도부의 (부정적인) 언급만으로도 막을 내려야 한다"고 꼬집었다.

일각에서는 이번 조치가 신해혁명에 대한 중국 공산당의 정치적 입장의 변화 때문이라는 분석을 제기한다. 광둥성 선전의 재야학자 주젠궈(朱建國)는 "공산당이 지난해만해도 대만과의 통일을 위해 신해혁명을 중시했지만 최근 공산당이 중화민국을 무력으로 전복하고 정권을 빼앗았다는 사실이 부각되면서 공산당 정권의 합법성에 의문이 제기되는데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지적했다.

베이징의 10여개 대학이 상반기부터 추진해온 신해혁명 100주년 기념학술토론회도 대부분 외압에 의해 중단됐다. 후난(湖南)성 신문 샤오샹천바오(瀟湘晨報)가 발간하려던 신해혁명 100주년 기념간행물도 당국의 관점과 다르다는 이유로 발간이 취소됐으며 편집자가 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장학만특파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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