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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 문학전시관 제2 고향 목포에 문 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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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 문학전시관 제2 고향 목포에 문 열어

입력
2011.09.30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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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현대문학 비평의 신화로 남은 김현(1942~90)의 문학세계와 그의 삶을 오롯이 담아낸 '김현 문학전시관'이 30일 문을 열었다. 그의 평생 문우이자 김현문학기념사업회 회장인 김치수 이화여대 명예교수는 "20년 전에 돌아간 김현이 다시 살아난 느낌이다"며 감격했다. 또 다른 문우인 김병익 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도 "비평가의 문학관이 만들어진 것은 처음"이라며 "김현이 비평을 문학의 한 장르로 확고히 끌어올렸던 만큼 이번 전시관이 그의 업적에 상응하는 일로 보여 무척 반갑다"고 말했다.

김현 문학전시관이 자리잡은 곳은 전남 목포시 남농로 목포문학관 내. 박화성, 김우진, 차범석 등 목포를 대표하는 다른 문인의 전시관에 이어 설치됐다. 김현은 전남 진도에서 태어났지만 목포에서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다니며 유년기와 청소년기를 보내 제2의 고향인 셈이다.

전시관에는 그의 생애를 일괄하는 사진 전시물을 비롯해서 저서와 육필 원고, 동료 문인과 주고받은 편지, 직접 그린 스케치와 그림, 생전에 아끼던 문구류와 안경, 의복, 책상과 16비트 컴퓨터, 타자기 등 300여점이 전시됐다. 특히 고인의 유품을 따로 모은 원형 방 정면에 설치된 거울은 김현 비평 정신을 형상화했고 벽면은 김현의 글귀로 장식됐다. 전시관을 둘러본 황지우 시인은 "좁은 공간이지만 예술적으로 잘 형상화했다"며 "특히 김현의 글들이 곳곳에 아로새겨져 있어 관람객들이 김현의 언어를 가슴에 안고 갈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전시관 내 텍스트 배치 등을 감수한 김치수 회장은 "김현의 문학 정신을 구현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전시관은 자료가 풍부하고 디스플레이가 잘 돼 있고 접근성도 좋아야 하는데 이 전시관은 골고루 잘 갖춰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앞서 김현문학기념사업회는 이번에 공개된 유품과 고인 소장 도서 3,000여 권을 전시관에 기증했다. 전시관 배치와 구성은 전남 장흥군의 '이청준 문학자리' '김현 흉상' 등을 제작한 박정환·신옥주 부부 조각가의 감수를 거쳤다.

개관식에는 정현종 김광규 김원일 김형영 권오룡 이인성 정과리 이광호 김형중 이수형 등 김현의 문우와 제자를 비롯해 목포시 관계자 등 80여명이 참석했다. 목포대 교수인 허형만 시인은 "오늘 마침내 바다로 간 큰 거북이 돌아왔으니 이 얼마나 눈물겨운 경사인가"라며 축하시를 낭송했다. 개관 기념 학술심포지엄에서는 정과리 연세대 교수가 김현에게서 고향의 의미를 살폈고, 한순미 전남대 교수가 김현 비평 정신을 되새겼다.

48세의 나이로 타계한 김현은 짧은 생애 동안 작가와 작품에 대한 폭넓은 공감과 섬세한 감성으로 비평 자체를 문학 작품으로 끌어올리며 한국 비평사에 한 획을 그었다. 뛰어난 비평적 감식력으로 많은 작가를 발굴하고 키워내 후배 문인들의 사랑을 받았으며 불문학자로서도 다양한 학문적 업적을 남겨 현대문학상(80년)과 팔봉비평상(89년) 등을 수상했다. 62년 '자유문학'에 '나르시스 시론'을 발표하며 등단한 이후부터 작고하기까지 <상상력과 인간> <사회와 윤리> <말들의 풍경> <행복한 책읽기> 등 저서를 남겼다.

목포=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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