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관광객 7만 명이 10ㆍ1절 연휴를 맞아 한국으로 몰려오고 있다. 서울과 제주의 호텔에는 빈 방이 없고, 백화점과 명동 상가와 고궁이 그들로 북적거리고 있다. 9월까지 이미 166만 명이 다녀갔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나 많다. 지난달 중순에는 한 일용품회사 직원 1만1,000여명이 단체로 제주도를 찾아 우리를 놀라게 했다. 이런 분위기라면 올해는 지난해보다 33만 명 많은 220만 명이 한국을 찾고, 줄곧 1위 자리를 차지해온 일본 관광객(지난해 302만 명)을 앞지를 날도 멀지 않다.
씀씀이도'큰 손'이다. 중국의 경제력이 높아지면서 고가 화장품과 명품 구입에 주저하지 않는다. 서울을 찾은 중국관광객 한 사람이 2,195달러나 쓴다. 일본 관광객보다 500달러나 많다. 이번 연휴에 한국을 찾는 중국 관광객 7만 명으로 벌어들일 외화는 1,500억 원이다.'싸구려 중국 관광객'이라는 소리도 옛말이 됐다.
문제는 만족도이다. 5점 만점에 3.87점으로, 유럽 일본은 그만두고 동남아(3.96점)보다 낮다. 지난해 대한상공회의소 조사에서는 중국인 관광객 3분의 1만이 만족을 표시했다. 지역적으로 가깝고 경제수준도 높고 문화도 비슷해 한국을 찾지만, 불편ㆍ불만 사항이 한 둘이 아니라는 얘기다. 서울의 숙박시설이 부족해 경기도에까지 가서 잠을 자야 하고, 음식은 부실한 데다 입에 맞지도 않고, 길거리에 중국어 안내판도 없고, 쇼핑을 강요한다는 것이다.
관광객에 비해 객실이 2만개나 부족한 서울에 중ㆍ저가 호텔을 늘리는 동시에 특색 있는 숙박시설을 갖추어야 한다. 중국인 입맛에 맞는 메뉴 개발, 안내 서비스 확대, 저가관광상품 억제도 필요하다. 관광산업 역시 중국이 세계 최대시장이다. 해마다 5,000만 명의 중국인이 해외를 다녀오고 있다. 2020년에는 1억3,000만 명에 이를 것이라는 예상이다. 하루빨리 맞춤형 관광서비스의 품질을 높이고, 다양한 인프라를 구축하지 않으면 그들의 발길을 잡을 수 없을 것이다. 관광만큼 입소문이 무서운 위력을 발휘하는 분야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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