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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해도 해도 너무한 EBS 교재의 오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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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해도 해도 너무한 EBS 교재의 오류

입력
2011.09.30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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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9월 초 EBS가 오류 총취합본을 내면서 공식 사과한 내용이다. "EBSi 홈페이지를 통해 교재의 정오내용을 공지하다가, 다소 미흡해 교재 오류 내용을 전체적으로 취합한 책자로 만들어 전국의 학교에 배포했다. 이 책자는 총 300여명의 추가 검토진을 투입, EBS 전 교재를 전면 재검토해 추가로 발견된 오류 사항을 수록하고 있으며, 집필자와 EBSi 수능강사가 강의 및 인터넷상에 지적된 많은 의견을 다시 검토해 이를 반영한 사항을 담고 있다. 오류가 특히 많았던 인터넷수능 운문문학과 고득점 외국어영역 330제는 수정판 소책자를 시중 서점을 통해 배포했기 때문에 총 취합본에서는 본문 정오표 위주로 수록했다."

본문 정오표 위주로 수록했는데도 그 분량이 무려 88쪽의 방대한, 그야말로 한 권의 책에 해당된다. 한 쪽 당 10여 개의 오류를 다루고 있어 대략 1,000여 개의 오류를 실은 책자다. 이 책자가 학교에 보내진 것이 9월 초이고, 1차 업데이트가 9월 29일, 2차 업데이트는 10월 10일에 예정되어 있고, 추가로 발견되는 사항이 있으면 10월 31일에 업데이트 한다고 한다. 수능을 10일 앞두고.

이게 말이 되는가. 수능과 70% 연계되는 교재가 무려 1,000여 개의 오류를 담고 있고 수능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9월에 정오표가 배포되고, 10월 31일에 최종 업데이트를 한다니. 필자는 정오표를 기준으로 교재의 틀린 부분을 고쳐 적다가 통문장의 오류들이 있어 적다가 포기했다. 수많은 EBS 교재의 그 오류들을 학생들이 과연 교재에 고쳐 적었을지 의구심이 들고, 다 고쳐 적었다면 얼마나 시간이 걸렸을지 생각해보라. 그것도 발견되고 지적된 오류가 그렇다는 말이고 보면, 발견되거나 지적되지 않고 넘어가는 오류는 어찌할 것인가? 본문에 실린 구문상의 오류가 아니라 출제자체가 문제점을 가진 경우를 예를 들어보자.

한 영어 인터넷 사이트에서 어떤 질문자가 올린 질문과 이것에 답한 분의 글은 정말 황당했다. "제가 지칭하는 단어는 다 밝혀야 속이 풀리는데 여기서 it이 무엇을 지칭하는지 도저히 풀리지 않고 답답한 마음에 잠이 안 옵니다." 답변자는 "앞 내용이 없다면 짜깁기를 잘못한 거라 누구라도 당연히 이해할 수 없는 글이 된다."고 답했다. 이 지문은 EBS 해석자조차도 당연히 이해하지 못해 해설을 엉뚱하게 했다.

교육방송 교재 집필과 검토 체계에 근본적인 시정의 필요성이 제기된 것은 일이년이 아니다. 집필진에 실력이 모자라는 사람이 포함돼 있다는 의심이 드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교재를 교차 점검하는 과정과 교육과정평가원의 감수에도 문제가 있다. 풀어야 할 EBS 교재의 수는 엄청나게 많아서 수험생이 오류를 확인할 시간조차 있는지 의문스럽고, 그 오류마저 수능을 코앞에 둔 상황에서 나온다면 이게 어찌 말이나 되겠는가. 이 모든 혼란의 몫은 학생과 교사가 짊어져야 할 판이다.

오인수 번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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