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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우수 지방 전문대 육성안도 마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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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우수 지방 전문대 육성안도 마련하라

입력
2011.09.30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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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학기술부가 올해 졸업자 취업통계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취업률 자료는 대학재정지원사업 등의 주요 평가지표로 활용되고 학생 및 학부모들에게 대학 진학의 주요 정보로 공시되고 있다. 전문 직업인 양성이 교육목표인 전문대의 경우 취업률이 곧 대학을 평가하는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므로 발표결과의 반향은 그 만큼 클 수밖에 없다.

올해 발표결과를 보면 취업률 면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는 전문대가 4년제 대학과의 격차를 지난해 3.7%에서 6.2%로 더 벌린 것과 그 중에서도 지방 전문대의 약진이 두드러진 것을 큰 특징으로 뽑을 수 있다. 특수성을 가진 농협대를 제외하면 취업률 상위 10위권 전문대 모두가 지방에 소재하고 있다. 수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불리한 여건 속에서 선전한 지방의 전문대를 보니 그 노력이 얼마나 치열했는지 가늠이 간다.

필자는 오랫동안 대기업 임원으로 재직하다가 지난해 전북 전주에 있는 전문대 총장으로 부임했다. 충원율, 취업률 등 모든 지표 상황들이 너무도 열악했다. 수도권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지역적 한계와 지역의 취약한 산업구조는 물론 정부에서 발표하는 대부분의 순위에서 항상 '전국 최저'라는 꼬리표가 붙다 보니 지역기업과 지역민들로부터 관심과 후원을 얻지 못하고 있었다.

대학 구성원들은 시시각각으로 다가오는 대학의 존폐위기를 느끼고는 있었지만 돌파구를 찾을 수 있는 전략을 세우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해결의 실마리는 의외로 간단했다. 기본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이었다. 산업사회가 필요로 하는 직업인 양성이 전문대의 목표인 만큼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를 맞춤형으로 양성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예상은 적중했다. 특성이 다른 개별 기업의 요구에 맞는 별도의 취업반과 자격증 취득반을 만들어 전공 자격증을 필수적으로 따게 한 노력은 취업률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켰고 전문대의 최대 강점인 '취업 잘되는 대학'이란 소문은 정원 외까지 포함한 신입생 충원률 116%로 이어졌다.

단순한 변화처럼 보이지만 결코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학령인구 자체가 급격하게 줄어드는 현실에, 수도권 대학들이 정원의 130%대까지 학생을 선발함으로써 지역 학생들의 유출이 확대되고 정부의 대학구조조정 조치가 지방대를 겨냥하고 있는 시점에서 우리들에게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았기에 단시간 내에 개혁에 가까운 뼈를 깎는 고통을 감수해야 했다.

지역의 전문대는 그 지역의 산소탱크다. 지역사회 인력 공급을 책임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중소도시의 젊은 인력이 외부로 유출되는 것을 막고 산업사회의 변화에 맞는 재교육의 역할까지 담당하고 있다.

정부의 대학 구조개혁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문제는 지금처럼 일률적인 평가지표를 적용했을 경우 끝까지 살아남을 지방대는 얼마 없다는 것이다. 우수한 지방대의 존립마저도 위협하는 현실은 국가 균형발전과 지역산업 발전을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선택과 집중의 전략 속에서 우수한 지방대 육성을 위한 방법 또한 함께 모색되길 촉구한다.

홍순직 전주비전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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