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내에서 벌어지는 장교ㆍ부사관이나 선임병들의 가혹행위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방부가 2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민주당 이춘석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육ㆍ해ㆍ공군에서 가혹행위로 형사처벌이나 징계를 받은 수가 2009년 5,352건, 2010년 5,479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 형사처벌을 받은 부사관 이상 군 간부는 2009년 64명, 2010년 71명이었다.
육군 A중위는 식칼로 병사의 얼굴에 1~2㎝ 정도 면도를 하다 적발돼 감봉 3개월을 받았고, 해군 B씨는 탄산음료를 눈에 부었다가 15일간 영창에 다녀왔다. 육군 C중사는 담배를 먹도록 강요해 감봉 3개월, D하사는 표정이 안 좋다고 웃을 것을 강요해 근신 7일을 받았다. 해군 E씨는 새끼 손가락으로 K-2소총을 들라고 명령해 영창 7일, F씨는 1시간 동안 눈뜨기를 강요해 영창 15일의 처벌을 받았다.
이 밖에 육군 G사무관은 고무줄을 얼굴에 튕기며 놀리다 정직 3개월, H하사는 마늘을 2회에 걸쳐 5개씩 먹기를 강요했다가 감봉 2개월의 징계에 처해졌다. 귀를 물어 뜯고 욕설을 하거나 팔을 라이터로 지지고 코털 뽑기를 시키는가 하면 군화의 냄새를 맡도록 강요한 경우도 있었다.
이 같은 군내 가혹행위를 놓고 이날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의 육군본부 국정감사에서 민주당 신학용 의원은 "선임병뿐만 아니라 간부들까지 병사들을 괴롭히는 것은 새로운 유형의 가혹행위"라며 "더 관심을 갖고 관찰해서 조속히 근절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상기 육군참모총장은 "(제가) 초급장교 시절의 관행이 여전히 남아있다는 게 놀랍다"며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잡초와 같은 가혹행위를 척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계룡대=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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