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더위가 이어지다 최근 첫 서리가 내리는 등 갑자기 아침저녁 기온이 크게 떨어졌다. 철이 바뀌면 자연스레 찌개류가 늘어나는 등 식단이 달라지는데 이때 문제가 되는 것이 염도가 높은 음식이다. 고령자, 특히 고혈압이 있는 사람들은 특히 조심해야 할 대목이다.
여름 식탁에도 고염도 음식이 없는 건 아니다. 물냉면이나 물김치 콩국수처럼 국물이 많은 음식은 대표적인 고염도 음식이다. 물냉면 한 그릇당 소금 양은 약 4,500mg, 콩국수는 약 2,500mg이다. 소금(나트륨)이 많이 들어 있는 식단은 고혈압을 일으키거나 악화시키는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기온이 떨어지면서 요즘엔 찌개류가 식탁에 자주 오른다. 추운 날씨에 자주 찾는 김치찌개나 미역국, 곰탕 등은 여름 고염도 음식보다 나트륨 함량이 더 높다. 김치찌개 속 소금은 약 5,900mg, 미역국은 약 4,200mg이다. 여름에도 적잖게 소금기 많은 음식을 먹었는데 계절이 바뀌면서 식단의 염도가 더 높아진 셈이다. 특히 올해는 많은 비로 인한 여름 저온현상과 태풍, 고물가 때문에 신선한 채소나 과일 섭취 기회가 여느 해보다 적어 고혈압 노인들의 혈압상승 위험이 더욱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혈관 안에 나트륨이 많아지면 혈관 벽 근육이 수축해 혈액이 지나가는 길이 좁아지면서 혈압이 상승한다. 또 우리 몸은 짠 걸 먹으면 염분을 희석시키기 위해 물을 많이 찾게 된다. 이렇게 체내 수분량이 늘면 혈액 양이 증가해 혈압이 높아진다. 종류에 관계 없이 하루에 소금을 5g 이상 섭취하면 고혈압이나 심혈관계질환, 신장질환 등을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심혈관센터 박훈준 교수는 "갑자기 추워진 날씨는 고혈압 환자의 식생활이나 운동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고염식을 줄이고 항고혈압제를 꾸준히 복용하면서 혈압 관리에 특히 신경 써야 하는 시기"라고 말했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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