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가을의 전설’에 참가할 8개 팀이 29일(이하 한국시간) 모두 확정됐다.
아메리칸리그는 각 지구 우승팀 뉴욕 양키스(동부), 디트로이트(중부), 텍사스(서부)와 탬파베이(와일드카드)가 포스트시즌 진출 티켓을 획득했다. 내셔널리그에서는 필라델피아(동부)와 밀워키(중부), 애리조나(서부)가 일찌감치 가을잔치 진출을 확정한 가운데 세인트루이스가 와일드카드를 따내며 극적으로 막차를 탔다.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은 내달 1일 텍사스-탬파베이, 디트로이트-양키스간의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5전 3선승제)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열전에 돌입한다.
보스턴, 4억 달러 쏟아 붓고도 2년 연속 눈물
정규시즌 최종일인 29일에서야 양대 리그 와일드 카드 팀이 극적으로 결정됐다. 아메리칸리그에서는 전날까지 보스턴과 탬파베이가 나란히 90승71패로 공동 1위를 달리고 있었다.
보스턴은 동부지구 최하위인 볼티모어, 탬파베이는 1위 양키스와의 최종전을 남겨뒀다. 객관적인 정황상 보스턴의 와일드 카드 획득이 유력해 보였다. 양팀의 경기는 예상대로 흘러갔다. 보스턴이 8회까지 볼티모어에 3-2로 앞선 반면 탬파베이는 양키스에 7회까지 0-7로 크게 뒤져 있었다.
그러나 ‘운명의 신’은 가혹했다. 경기 후반 보스턴은 천당에서 지옥으로 추락했고, 탬파베이는 양키스를 상대로 믿기지 않는 기적을 연출했다. 보스턴은 3-2로 앞선 9회말 ‘철벽 마무리’ 파펠본을 마운드에 올렸다. 파펠본은 첫 두 타자를 가볍게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경기를 끝내는 듯했다.
그러나 2사후 연속 안타로 동점을 허용한 데 이어 볼티모어의 톱타자 안디노에게 뼈아픈 끝내기 안타를 얻어 맞았다. 올시즌 31세이브를 거둔 파펠본은 가을잔치 티켓이 걸린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통한의 첫 패배를 당했다. 보스턴은 올시즌 특급 선수 영입에 4억 달러(약 4,700억원)에 가까운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 붓고도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또 사상 처음으로 시즌 마지막 달인 9월에 9게임차 지구 선두를 지키지 못하고 덜미를 잡히는 불명예까지 안게 됐다. 보스턴의 9월 성적은 7승20패로 참담했다.
탬파베이-세인트루이스 ‘기적의 9월 레이스’ 끝에 막차
반면 탬파베이는 ‘만화’에서나 나올 듯한 감동적인 스토리를 연출했다. 8회 대거 6점을 뽑아 한 점 차까지 따라 붙은 탬파베이는 9회말 2사후 대타 댄 존슨이 투 스트라이크의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극적인 동점 솔로포를 터트렸다.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탬파베이는 연장 12회말 이날 경기의 히어로 에반 롱고리아가 양키스의 11번째 투수 스콧 프록터로부터 왼쪽 폴을 살짝 넘어가는 천금 같은 굿바이 홈런을 쏘아올렸다. 보스턴이 볼티모어전에서 끝내기 패배를 당하고 불과 3분 뒤에 일어난 ‘기적’이었다. 롱고리아는 8회에도 추격의 발판을 마련하는 스리런 홈런을 때려냈다.
보스턴이 시즌 막판 5번 맞대결에서 4차례나 일격을 가한 볼티모어의 고춧가루를 흠뻑 뒤집어 쓴 반면 탬파베이는 일찌감치 가을잔치 진출을 확정 짓고 2진 선수들을 대거 내보낸 양키스 덕을 톡톡히 봤다. 양키스는 디비전시리즈를 대비해 ‘수호신’ 마리아노 리베라도 등판시키지 않았다.
내셔널리그에서도 마지막 날 극적으로 와일드 카드팀이 가려졌다. 동부 지구 2위 애틀랜타와 중부지구 2위 세인트루이스는 전날까지 89승72패로 동률을 이뤘다. 그러나 결국 대진운에서 운명이 갈렸다. 세인트루이스는 메이저리그 최저 승률팀 휴스턴전에서 선발 크리스 카펜터가 2피안타 11탈삼진 완봉승을 거두며 가을잔치 행을 확정지었다.
반면 애틀랜타는 올시즌 유일하게 100승 이상을 거둔 최강팀 필라델피아와의 맞대결에서 연장 13회 3-4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다. 애틀랜타는 8월 26일까지만 해도 세인트루이스에 10.5게임이나 앞서 있었지만 보스턴처럼 ‘9월 악몽(9승18패)’에 시달린 끝에 포스트시즌행 열차를 놓쳤다.
이승택기자 ls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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