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협의회가 서남표 총장의 즉각 퇴진을 요구했다. 올 초 연이은 학생자살로 불거진 학내 위기 이후 비상혁신위원회가 결의한 개선사항을 서 총장이 실행하지 않고 있고, 독단적 학교운영을 고수한다는 이유에서다.
카이스트 교수협의회는 29일 교내 창의학습관 터만홀에서 총 522명 중 299명(위임 145명 포함)이 참석한 가운데 임시총회를 열고 "신의 위반, 독단적 리더십, 학교운영 전반에서 드러나는 여러가지 문제점들에 대한 총체적 책임을 들어 서 총장의 퇴진을 요구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교수협은 혁신위의 의결 내용을 서 총장이 실행할 것을 촉구했다. 이와 함께 서 총장의 전기자동차와 모바일하버 사업에 대한 특허출원이 학자로서 윤리에 맞지 않고, 학교기금 운용손실에 대한 책임도 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교수협은 서 총장이 이사회를 이유로 미루고 있는 대학평의회를 즉시 구성할 것을 요구했다.
교수협은 앞서 26~28일 협의회 소속 교수 522명을 대상으로 혁신위 결의안에 대한 서 총장의 대응방안과 리더십에 대해 교수들의 의견을 묻는 전자투표를 실시했다. 전자투표에는 회원의 70.6%인 369명이 참여해 이 중 63.4%인 234명이 서 총장의 퇴진요구에 찬성했다.
경종민 교수협의회장은 "교수협은 법적 기구가 아니라 강제성이 없기 때문에 대외적 선언을 할 수밖에 없었다"며 "서 총장이 퇴진을 거부할 경우에는 시간을 두고 다른 대응책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용훈 교학부총장은 기자회견을 갖고 "교수협의 일련의 활동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혁신위가 제안한 내용 중 아직 시행이 완료되지 않은 사항에 대해서도 절차에 따라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이 부총장은 "전체 교수의 40% 정도가 퇴진을 요구해 가볍게 받아들이는 것은 아니지만 서 총장은 사퇴할 의사가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대전=허택회기자 thhe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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