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혹의 나이에 새로운 도전에 나서기는 쉽지 않다. 몸이 재산인 스포츠 스타들의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그러나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몸으로 입증하고 있는 베테랑 스타들도 적지 않다.
세계복싱평의회(WBC) 라이트 헤비급 챔피언 버나드 홉킨스(46ㆍ미국)는 나이를 거꾸로 먹는 듯 하다. 불혹을 훌쩍 넘긴 나이지만 투지는 약관을 갓 넘긴 신예 파이터에 못지않다. 지난 5월 장 파스칼(29ㆍ캐나다)을 판정으로 꺾고 사상 최고령 세계 챔피언 신기록을 세운 홉킨스는 다음달 16일 채드 도슨(29ㆍ미국)을 상대로 타이틀 1차 방어에 나선다.
그의 나이를 고려할 때 5개월 만에 다시 링에 오른다는 자체가 불가사의한 일이다. 게다가 도슨은 지난 2007, 2008년 WBC와 국제복싱협회(IBF) 동급 챔피언을 지낸 강자로 30승(17KO) 1패의 화려한 전적을 자랑한다.
미국 스포츠전문 케이블 ESPN은 홉킨스가 도슨을 꺾을 경우 권위 있는 복싱 전문지 이 선정하는 '올해의 복서' 최고령 수상 기록을 세울 것으로 내다봤다. 종전 최고령 수상자의 나이는 35세. 홉킨스가 도슨을 쓰러뜨리면 복싱사에'불멸'로 남을 전망이다.
핀란드 출신의 아이스하키 스타 티무 셀라니(41ㆍ애너하임 덕스)는 무릎 수술에도 불구,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빙판에 다시 나선다. 셀라니는 지난 6월 무릎 부상으로 수술대에 올라 은퇴가 유력했지만 최근 애너하임과 1년 연장 계약을 맺었다.
1992~93 시즌 위니펙 제츠에서 데뷔하며 아직도 깨지지 않고 있는 신인 최다 골(74) 기록을 세운 셀라니는 지난 시즌에도 73경기에서 31골 49어시스트를 기록하며 녹슬지 않는 기량을 과시했다. 애너하임이 무릎 수술을 받은 40대 선수의 연봉으로 400만달러(약 46억원)를 지급하는 까닭이다.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3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며 '수영 여제'에 등극했던 재닛 에반스(40ㆍ미국)는 2012년 런던올림픽 출전을 목표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96년 애틀랜타 올림픽을 끝으로 은퇴해 두 아이의 엄마로 평범한 삶을 살던 에반스는 내년 6월 네브라스카에서 열리는 런던올림픽 미국대표선발전에서 800m 출전권 획득을 노린다. 야후스포츠에 따르면 에반스는 현재 본격적인 수중 훈련에 앞서 강도 높은 웨이트 트레이닝을 소화하고 있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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