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의 월별 대출 권수 같은 통계로 따지면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 아니다. 가을은 책을 읽기 좋은 날씨이지만 그만큼 책을 덮고 나가 놀기도 좋은 철이다. 연중 독서량이 많은 시기는 대체로 겨울이다. 하지만 가을은 책 잔치의 계절임에는 분명하다. 책을 테마로 하는 각종 페스티벌이 이달 말부터 10월 초까지 줄줄이 열린다. 다채로운 체험 행사도 마련돼 가족 나들이에도 좋다.
잔치의 첫 테이프는 성장가도를 달리는 전자책이 끊었다. 국립중앙도서관(www.nl.go.kr)과 한국전자출판협회가 공동 주최하는 '디지털 북페스티벌 2011'이 27일 서울 서초동 중앙도서관 디지털도서관에서 개막했다. 다양한 전자책 체험 공간이 눈길을 끈다. '전자책 체험전'에서는 (멀티미디어 앱북), (전자잡지), (ePUB 전자책) 등 다양한 유형의 전자책 1,500여종을 직접 조작해서 읽어볼 수 있다. 등 'e-BOOK 어워드' 수상작 10여종을 터치스크린으로 보거나, 등 '대한민국 디지털작가상' 수상작 20종을 태블릿 PC로 감상할 수 있는 코너도 마련됐다. 또 멀티미디어 앱북 등을 즉석에서 만들어 볼 수도 있다. 29일까지.
28일부터 10월3일까지 홍익대 일대에서는 책과 다양한 문화 행사가 어우러지는 '서울와우북페스티벌'(www.wowbookfest.org)이 열린다. 7회째인 올해 행사에선 만화를 주제로 한 특별행사가 볼만하다. '새로운 만화독서를 제안한다'는 주제의 세미나를 시작으로 만화거리도서전, 만화 타이포그라피전, 만화가들과 함께하는 파티, 웹툰 작가 5인의 공개방송 등을 준비한다.
페스티벌의 백미인, 홍대 주차장 거리를 책으로 가득 메우는 '거리로 나온 책' 행사에는 70여개 출판사가 참여한다. 10월 1~3일 운영되는 에코 어린이책 놀이터는 골판지 아티스트 문건호씨가 만든 환경친화적인 공간에서 책이 가득 꽂힌 책장을 담장으로 어린이 야외서재를 짓는다. 1일에는 이 놀이터에서 방한중인 작가 알랭 드 보통을 만날 수 있다.
경기 파주출판도시에서 1~9일 여는 '파주북소리 2011'(www.pajubooksori.org)은 책 읽는 사람, 쓰는 사람, 만드는 사람이 함께하는 '아시아 지식의 축제'를 표방한다. 노벨문학상 110주년을 기념해 마련한 특별전이 볼거리다. 역대 노벨상 수상 작가 107명의 유품과 사진, 문학작품 초판본 등 작가의 삶과 작품을 둘러싼 다양한 전시자료로 구성해, 노벨상 1회 수상자인 프랑스 시인 쉴리 프뤼돔의 친필 편지,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타자기, 유일한 사후 수상자인 에릭 칼펠트(스웨덴)의 원고 등 1,000여 점을 전시한다. 1일에는 영국 책마을 헤이온와이를 만든 리처드 부스의 강연이 있다. 출판도시 내 260여개 출판사들이 저자 1,000여명을 초청해 다양한 강연, 창작 워크숍도 연다.
'2011 서울 북페스티벌'(www.seoulbookfestival.co.kr)은 서울 덕수궁에서 가을을 책과 함께 만끽할 수 있는 행사. 서울시 주최로 7~9일 덕수궁 경내에서 열린다. 미로를 따라 가며 서울을 주제로 삼은 그림과 사진을 볼 수 있는 '길따라 책따라' 행사나 외규장각 의궤 탁본 체험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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