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전 경기 성남시 분당구 판교역. 신분당선 정자~강남 1단계 구간 개통 한 달을 앞두고 특별시승행사가 열렸다. 이날 행사는 종착역인 정자역사 정비가 덜 끝난 관계로 다음역인 판교역에서 진행됐다.
지하 2층 탑승장으로 내려가자 깔끔한 빨간색의 6량 전철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신분당선 1단계 구간에는 6량씩 모두 12대의 전철이 운행될 예정이다.
전동차 안에 들어서자 시원스런 객실이 눈앞에 펼쳐졌다. 객실 간 연결통로의 문을 없애고 개방 구조로 만든 덕이다. 전동차가 출발하자 LED 객실표시기가 다음 역까지 남은 거리와 현재 속도를 알려줬다. 자동조절 냉난방 및 환기장치가 가동돼 쾌적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신분당선 측은 CCTV, 비상인터폰, 자동화재탐지기를 설치하고, 내부는 난연재로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신분당선의 특징은 기관사 없이 열차를 운행하는 무인운전시스템이라는 점이다. 중전철로는 국내 최초다. 종합관제센터에서 원격으로 자동 조정해 고장 발생과 운행 지연을 최소화할 수 있다.
오전 10시42분 판교역을 출발한 전동차는 10초도 안돼 시속 90㎞까지 올라갔다. 판교와 청계산입구역 구간 길이는 8.2㎞로 도심 간 거리로는 세계 최장인데, 불과 5분여 만에 도착했다. 이 구간에 240명을 수용하는 구난대피소가 설치돼 만일의 경우 외부로 빠져나갈 수 있도록 했다.
양재시민의 숲 → 양재 → 서초구청역을 지나 강남역에 도착한 시각은 오전 10시59분. 출발한 지 17분만이었다. 다음 달 정식 개통하면 최고 속력을 시속 110㎞까지 올려 정자-강남 간 운행시간은 16분으로 단축된다. 정자~강남 간 소요시간이 광역버스 35~45분, 분당선 45분인 것을 감안하면 28분 정도 단축되는 셈이다.
비싼 요금은 아쉬운 대목이었다. 신분당선은 기본 요금 1,600원에 10㎞가 넘을 때 100원씩 추가돼 정자~강남역 구간 요금은 1,800원이다. 분당선(1,200원)과 광역버스(1,700원ㆍ교통카드 이용 시)에 비해 높다. 또 판교역 상부에 들어설 예정인 복합쇼핑몰 알파돔시티 사업이 지연돼 당분간 불편이 예상된다.
신분당선은 다음달 28일 전후 정식 개통할 계획인데, 매일 오전 5시30분부터 다음날 오전 1시까지 운행될 예정이다.
강주형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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