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자도로관리 기관에 정부관료, 공기업 출신들이 대거 임원으로 재취업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민자도로 측이 지나치게 높은 통행료를 책정해도 당국이 적극적으로 통제하지 않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27일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소속 강기갑 의원의 국감 자료에 따르면 현재 민자고속도로 관리회사 18개 가운데 신대구부산 고속도로㈜ 등 8개 회사는 정부ㆍ도로공사 출신이 대표로 재직 중이고, 서울춘천 고속도로㈜ 등 3곳에는 감사로 있었다. 대표와 감사가 모두 관료 출신인 곳은 제2서해안 고속도로㈜ 등 4개사였다. 신대구부산고속도로㈜ 대표이사 장동규씨는 2000년 서울국토관리청장을 역임했고, 서울북부고속도로㈜ 대표이사 장기창씨도 국토부 산하 원주국토관리청장을 지냈다. 강기갑 의원은 "상당수 민자고속도로가 통행량 예측 실패로 정부로부터 적자보조를 받고 있는데도, 정부가 제대로 감시하지 못하는 것은 낙하산 인사들이 로비스트로 활동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강 의원은 민자고속도로의 공사비가 부풀려져 통행료가 높게 책정돼 있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예컨대 대구~부산 민자고속도로(연장 82.1㎞)의 경우 ㎞당 건설단가가 271억2,000만원이지만 도로공사가 건설한 청원~상주 고속도로(80.5㎞)는 ㎞당 단가가 162억4,000만원으로 차이가 108억여원에 달했다.
민자고속도로의 높은 건설 비용은 통행료에 고스란히 전가돼 도고공사 구간보다 많게는 3배 가량 높아진다는 것이다. 실제 통행료가 5,500원인 인천대교의 경우 도로공사 요금기준(1,900원) 보다 3배, 천안~논산 고속도로(통행료 8,400원)는 도로공사 기준(4,100원)에 비해 2배 가량 비싸다.
강 의원은 "정부와 공기업 출신들이 민자고속도로 등에 재취업하는 것을 막을 장치를 마련하고 전수조사를 통한 통행료 인하 조치 등을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관규기자 a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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