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임수연씨는 현대음악 전문 연주자로 알려져 있다. 10월 5일 서울 한남동의 일신홀에서 하는 독주회 프로그램도 현대음악으로 구성했다. 독일에서 활동하는 작곡가 진은숙씨가 직접 해설을 맡아 더 눈길을 끈다.
아시아 초연인 이도훈의 2007년 작 '피아노를 위한 근사치'는 연주자에게 화려한 기교를 요구하는 곡. 몇 개의 불협화적 음들을 한꺼번에 눌러 내는 톤 클러스터(tone cluster) 방식과 함께 피아노의 섬세하고 화려한 특성이 발휘되는 작품이다.
'연습' 혹은 '습작'으로 직역되는 에튀드에 대한 진지한 탐구가 인상적이다. 프랑스 작곡가 모리스 오하나의 '에튀드'(1982년)에 잇달아 진은숙의 '에튀드'를 배치, 쇼팽이나 슈만의 '에튀드'에 익숙해진 귀를 깨운다. 진씨는 2003년에 작곡한 자신의 '에튀드'를 두고 "쇼팽이나 드뷔시와 유사한 느낌을 받을 것"이라며 열린 마음으로 들어줄 것을 당부했다. 어떤 중심음을 축으로 해 무한한 변주의 가능성을 보여줄 이 곡에 대해 임씨는 "기교적으로 한계치에 닿아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주회의 별미는 흔히 전위적 재즈 색소폰 연주자로 알고 있는 존 존(John Zorn)의 'Carny'다. 임씨는 "진씨의 소개로 알게 된 곡"이라며 "재기발랄한 패러디의 천국"이라고 말했다. 재즈, 고전적 클래식 작품 등이 서로를 격렬히 모방하며 교호하는 포스트모던적 작품이라는 것이다.
이 무대에서 가장 오래된 작품은 파울 힌데미트의 1936년작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3번'. 1936년에 탄생한 이 곡은 구조적으로 베토벤'소나타 28번 A장조' 를 충실히 답습하는 색다른 현대음악이다. (02)790-3364
장병욱 선임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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