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톤 이상의 은괴와 은화를 실은 보물선이 대서양 심해에서 발견됐다. 배에 실린 은은 현재 시세로 1억5,000만파운드(약 2,775억원)에 달한다. 바다에 가라앉은 배에서 발견된 귀금속 중 단일 규모로는 가장 많은 양이다.
영국 BBC는 "1941년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잠수함 U보트의 어뢰 공격을 받아 침몰한 영국 화물선 SS 게어소파호를 미국 탐사업체 오딧세이 마린 엑스플로레이션이 찾아냈다"고 26일(현지시간)보도했다.
배는 아일랜드에서 서쪽으로 약 482㎞ 떨어진 대서양의 수심 4,700m 지점에 똑바른 자세로 가라앉아 있었는데 은괴 등 적재물은 그대로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은괴의 양은 사고 당시 보상금 지급을 위해 영국 보험회사들이 작성한 서류를 토대로 계산됐다.
오딧세이는 은괴 인양에 성공하면 영국 교통부와 한 계약에 따라 화물 평가액의 약 80%를 가져갈 것으로 알려졌다. 오딧세이의 이번 프로젝트 선임 책임자 앤드류 크레이그는 "이제 첫발을 내디뎠다"며 "난파선을 올해 여름에 찾았으나 확인 작업을 하느라 이제서야 발견 소식을 전한다"고 밝혔다. 오딧세이는 심해 탐사가 가능한 로봇 잠수정을 이용해 2012년 2분기쯤 인양 작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마크 고든 회장은 "화물선에 실은 은괴에 금이 2.5% 함유돼 있다고 당시 서류에 적혀있다"며 "늘어나는 평가금액은 추가 보너스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증기기관으로 움직이는 이 배는 사고 당시 인도에서 은 200톤을 포함해 선철과 차(茶) 등 화물 7,000톤을 싣고 영국으로 향하다 악천후를 피해 아일랜드 서부 골웨이항으로 가던 중이었다. 독일의 어뢰 공격을 받은 후 선원 85명 가운데 53명이 숨지거나 실종되고 32명만 가까스로 구명보트에 몸을 실었으나 바다 위를 2주간 표류하다 31명이 숨졌으며 이등항해사 리처드 아이레스만 유일하게 살아 고국 땅을 밟았다.
이동현기자 na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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