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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균형재정 달성 '히든 카드' 3대 공기업 지분매각 성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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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균형재정 달성 '히든 카드' 3대 공기업 지분매각 성공할까

입력
2011.09.27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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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013년 균형재정 달성을 위한 '히든 카드'로 내년 산은금융지주, 기업은행, 인천공항공사 등 3대 공기업 지분을 동시에 매각키로 했다. 기왕에 잡혀 있던 민영화 일정에다 정부 수입을 늘리려면 세금 외 수입도 적극 높여야 한다는 전략이 맞아 떨어진 방침인데 시장 상황은 결코 만만치 않아 보인다. 자칫 재정건전성을 빌미로 헐값에 무리하게 매각되거나 또 다시 헛물만 켜고 말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27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내년 예산수입에서 공기업 주식 매각액은 2조3,000억원에 달한다. 이는 내년 전체 세외수입(28조6,000억원)의 8%에 달하는 금액. 지분매각 대상으로는 기업은행(1조원)이 가장 많고 산은지주(9,000억원), 인천공항(4,000억원) 등이 포함됐다.

현재 정부가 보유중인 기업은행 지분은 보통주 65.1%. 인천공항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산은지주의 경우, 정부가 100% 지분을 가진 정책금융공사가 90.3%, 정부는 9.7%를 갖고 있는데 양측의 계약에 따라 매각수입의 절반 정도가 국고에 귀속된다고 재정부는 설명했다.

하지만 벌써부터 이 같은 정부 계획에 회의론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의 글로벌 재정위기가 국내 실물경제에까지 악영향을 주면서 주식시장에 장기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기 때문이다. 정작 물건을 내놓아도 제 값에 사 줄 사람이 없을 수 있다는 얘기다. '헐값 매각' 비난을 가장 두려워하는 정부로서는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 기업은행은 2006년부터 예산안에 매각 대상으로 이름을 올렸고, 올해 예산수입에도 7,000억원 이상이 매각수입으로 잡혀 있지만 지금까지 단 한 주도 팔지 못했다. 특히 주당 가격이 2만원대 이상이던 올 6월에 정부가 매각을 타진하다 한 차례 무산된 바 있어 1만4,000원대로 가격이 뚝 떨어진 현재로서는 팔아도 '밑지는 장사'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인천공항 역시 공공기관 선진화 방안에 따라 2008년 8월 정부가 지분 49% 매각방침을 발표한 이후 지난해부터 매각 대상이 됐지만 역시 팔리지 않았다. 성과가 없자 재정부는 지분 20%를 먼저 국내 증시에 상장해 국민주 방식으로 팔겠다는 계획을 내 놓은 상태다.

증시 전문가들은 "계획은 세울 수 있지만 현실은 쉽지 않아 보인다"고 입을 모은다. 대신증권 최정욱 연구원은 "산은지주는 아직 비상장 회사고 민영화 계획 역시 아직은 원론적인 얘기 수준인데 갑자기 매각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상장주인 기업은행 매각은 안 될 건 없지만 1만5,000원도 안되는 가격에 정부가 리스크를 감당할 수 있을 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동양증권 성병수 연구원 역시 "산은지주의 수익이 올 상반기 회복세를 보였지만 여전히 다른 은행보다 매력이 떨어져 팔더라도 디스카운트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도 이 같은 상황을 잘 아는 눈치다. 당초 2012~13년 사이 매각완료를 목표로 했던 산은지주 매각일정은 이번에 2014년까지로 기간이 1년 연장됐다. 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증시상황이 가변적이어서 매각 시점은 좀 더 늦춰질 수도 있다"고 여운을 남겼다.

허정헌기자 xscope@hk.co.kr

이대혁기자 sele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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