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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론자의 종교 존중… 개인적 여정을 담아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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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론자의 종교 존중… 개인적 여정을 담아냈죠"

입력
2011.09.27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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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나는 왜 너를 사랑하는가> , 에세이 <불안> 등으로 알려진 스위스 출신 영국 작가 알랭 드 보통이 신간 에세이 <무신론자를 위한 종교> 의 출간을 맞춰 처음 한국을 방문했다.

27일 서울 태평로에서 기자들과 만난 그는 "한국에 독자들이 있다는 것을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는데 드디어 찾아오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말했다. "저는 단순한 사람이라 한국인들이 제 책을 좋아한다는 소식을 듣고 그 즉시 나의 '베스트프렌드'가 됐어요. 한국 역사에 관한 책을 읽은 적이 있는데, 역사적 고난을 극복하며 한국인들이 보여준 용기와 단결력에 감탄했습니다. 한국사회가 열정에 넘친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그는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 를 읽었다고 밝히며 "사랑스러운 책"이란 감상을 전했다. 이 소설을 통해 한국사회의 문화나 정서도 짐작할 수 있게 됐다는 말도 덧붙였다.

사랑, 행복, 불안 등 현대인의 관심사를 주제로 책을 써온 작가가 새로 꺼내든 화두는 종교다. 스위스 취리히의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난 보통은 무신론자인 부모의 영향을 받아 신의 존재를 믿지 않는다. 하지만 그는 <무신론자를 위한 종교> 에서 현대사회에서 종교가 여전히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하며 사랑, 믿음, 관용, 절제 등 종교의 미덕을 배우고 실천하자고 제안한다. 작가는 "최근 서구사회에 공격적인 무신론자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이 책은 공격적 무신론자를 대상으로 한 책이 아니다"며 "완전한 무신론에서 종교를 존중하는 입장으로 나아가게 되는 개인적 여정을 담은 책"이라고 말했다.

이 책은 기독교, 유대교, 불교를 중심으로 종교의 장점을 소개하며 이 장점을 삶에 적용시키는 방법을 제시한다. 예컨대 작가의 눈에 비친 종교는 탁월한 교육 방법론을 갖고 있다. 세속사회에서는 학교에서 가르친 것이 평생 지속되리라는 생각으로 항상 새로운 사실만을 가르치지만, 종교는 '인간은 잘 잊어버린다'는 전제에서 반복적으로 가르친다는 것이다. 성탄절이나 부활절 같은 종교 기념일은 이 '반복 학습'의 날이다.

종교는 이밖에도 예술을 활용해 교리를 더 매력적으로 만들기도 하고, 제의를 통해 신도들에게 교리를 체화시키기도 한다. 작가는 "종교의 흥미로운 아이디어를 빌려서 현대사회 여러 분야에 응용하자는 것이 이 책의 메시지이다"고 말했다.

영국 미국 등 20여개국에서 출간 예정인 신간은 이탈리아에 이어 한국에서 두 번째로 발간됐다. 출판사 청미래 측은 "초판 1만부 발간에 이어 사흘 만에 다시 1만부 인쇄에 들어간 상태"라고 밝혔다. 작가는 29일 서강대 특강, 10월 1일 교보문고 사인회 등을 통해 한국 독자들과 만난 뒤 2일 출국한다.

이윤주기자 mis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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