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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근의 길 위의 이야기]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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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근의 길 위의 이야기]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다'

입력
2011.09.27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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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노후는 안전할까?' 내가 나에게 질문을 해봐도 오래지 않아 찾아올 노후에 대해 우물쭈물해진다. 현실은 참고 견딜 수 있지만 미래에 대해선 신뢰가 가지 않는다. 경제는 분명 추락하고 있다. 그 증거가 피부로 느끼는 물가상승이다. 바닷가 단골식당을 찾았더니 엊그제 1만원하던 점심값이 슬그머니 1만2,000원으로 올라있었다.

밥값을 20%나 인상한 것에 나는 아무런 항의를 하지 못했다. 그것이 시장경제의 현실이다. 증권시장이 요동치다 결국 추락하기 시작했다. 노후를 대비해서 6년 가까이 매달 일정액을 꼬박꼬박 넣고 있는 거래 회사에 전화를 해서 알아보니 내 노후는 원금에 가까운 수준이다.

해약을 하자니 허리띠를 졸라매고 보낸 시간이 아깝고, 계속 넣자니 이런 상태가 계속된다면 원금조차 찾을 수 없을 것 같다. 저축을 하는 사람이 손해를 보는 경제라면 문제가 많다. 그런데도 우리나라에 서울만 있는 것이 아닌데 정치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만 목청을 높이고 있다.

이러다가 어느 날 문득, 나에게도 '디폴트'가 찾아오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대한민국에서 노후를 보내려면 양복 입은 정부를 위해 주머니가 빈 국민이 더 절약할 수밖에 없다. 더 이상 우물쭈물해서는 안되겠다. 내 경제와 내 노후를 위해 무언가 결단을 내려야겠다. 버나드 쇼도 자신의 묘비명에 이미 경고를 해놓지 않았는가.

정일근 시인·경남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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