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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도서관 인기책] 늘푸른어린이도서관 '지원이와 병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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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도서관 인기책] 늘푸른어린이도서관 '지원이와 병관이'

입력
2011.09.26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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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을 타고서', '용돈 주세요', '손톱 깨물기', '두발자전거 배우기', '거짓말'. 총 5권으로 출간된 (고대영 글ㆍ김영진 그림ㆍ길벗어린이출판사 발행ㆍ사진) 시리즈의 제목들이다. 아이의 일상이고 어른들도 모두 겪었던 삶의 작은 조각들을 포착한 생생한 에피소드와 그림을 엮은 각 시리즈들은 그 제목만 가지고 아이와 대화를 하는데도 이야기 보따리가 산더미 같다.

어른 없이 동생을 데리고 처음 지하철을 타게 됐다면, 용돈을 받기 위한 작전을 짜 본다면, 무의식 중에 손톱을 깨물어 살에서 피가 났던 일, 보조 바퀴를 떼고 이제 두발 자전거를 타기 시작했을 때, 어른에게 거짓말을 하고 들키지 않으려 했던 일, 좋아하는 음식만 먹으려 한 일 등 아주 소소하지만 아이들에게는 두려움과 모험심을 불러일으키는 작은 도전이 이 책의 이야기 거리다.

우리 도서관 친구들의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는 이 그림책은 제법 글이 많아 지칠 법도 한 책인데도, 아이들은 읽고 또 읽어달라고 학부모들의 옷자락을 붙잡고 졸라댄다. '재미있니'라고 묻는 일이 무색하게, 아이들은 주인공 병관이를 꼭 닮은 장난기를 얼굴에 가득 머금고 '정말 재미있어요'를 외쳐대곤 한다.

경험에서 우러나온 고대영 작가의 생생한 상황 묘사, 아이들이 푹 빠진 김영진 작가의 만화 풍 주인공 캐릭터와 그림, 그림 책 구석구석 숨은 그림 찾기라는 재미 등이 읽는 재미를 더한다.

아이들을 매료시킨 이 책의 또 하나의 장점은 아이들로부터 공감대를 얻는데 성공하고 있다는 점이다. 매일 나름의 만족, 성취감, 불안, 경쟁심 속에서 초조한 하루를 보내고 있는 아이들은 바로 자신과 닮은 지원이와 병관이가 이런 감정들을 해소해 나가는 과정을 통해 안도감을 맛본다. 자신과 동일시한 두 주인공의 말과 행동, 이로 인해 해결되는 사건을 보며 뭔가 마음속에 담아 두었던 일들이 자신도 모르게 속 시원하게 풀리는 것 같은 마음도 느낀다. 이런 까닭에 아이들은 자꾸만 지원이와 병관이를 만나고 싶어 한다. 자전거를 배우고, 지하철을 홀로 타는 좌충우돌 도전과 사건이 두 주인공을 쑥쑥 키워가는 과정을 보여 주고 싶다면 어린이들에게 한번쯤 읽혀볼 만한 그림책이다.

박소희 관장

▦ 늘푸른어린이도서관은 1998년 인천 연수구 연수2동에 문을 연 작은도서관이다. 늘푸른의 자랑은 다양한 책읽어주기 활동이다. 지역사회의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에서 그림 책 읽어주기 자원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연수구 북스타트운동도 운영하고 있다. 도서관에는 100권 클럽, 동화모임 얘기보따리, 영어그림책읽는엄마모임, 역사모임, 어린이책읽어주기자원활동가모임 등 다양한 소모임이 있다. 또 어린이건축학교, 작가와 함께하는 글쓰기, 전래놀이, 연극놀이, 다같이 미디어볼륨을 올려라, 책아 나랑 친구하자 등 다양한 어린이문화프로그램도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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